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마침표로 끝날 것인지, 쉼표를 찍고 다시 지루한 공방이 시작될 것인지의 여부가 19일 결정난다.
이날 법원은 회사 자금 횡령한 혐의 등으로 지난 5월 구속 기소된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에 대한 1심 선고를 내린다. 매주 금요일마다 열린 검찰과 장 회장측 변호인과 위법 여부를 놓고 치열하게 공방을 벌였다. 변호인들은 검찰의 기소내용의 상당부분을 무죄 취지로 변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장 회장은 일부 혐의를 인정한 부분과 관련, 죄를 달게 받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나 검찰은 선고일이 가까워지자 장 회장에 대한 혐의를 여론화시켜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검찰은 장 회장의 해외 원정도박 문제에 집중하며 압박하고 있다.
재계는 장 회장 수사초기, 검찰이 재벌에 대한 전방위 사정을 위해 표적수사에 나선 것이 아니냐며 불만을 드러냈다. 또 검찰은 과거사례는 물론, 2011년초 국세청 조사결과에서 혐의가 없는 것으로 드러난 부분까지 들춰내며, 장 회장이 유용한 회사자금을 모두 도박에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장 회장은 그 자금을 개인적으로 착복한 것이 아니라, 바이어와 비즈니스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회장측이 죄를 인정한 부분도 결국 자금사용의 방법상 문제였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기업인은 높은 도덕성을 갖추고 경영해야하는 게 맞다. 하지만 도덕성의 기준은 법의 테두리내에서 평가돼야 한다"며 "그러나 법 테두리 범위가 사법당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바뀌다 보니,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식으로 기업인에게 죄를 씌우고 있다. 장 회장이 대표적으로 걸려든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포스코를 비롯한 재벌기업에 대한 수사를 벌인 검찰이 사실상 전패해 위상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장 회장을 붙잡고 싶어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무죄 추정의 원칙’을 포기한채 확인되지 않은 혐의를 흘리는 검찰의 모습에서 불안감을 엿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유·무죄 결과여부에 관계없이 장 회장의 명예는 이미 바닥으로 떨어졌다. ‘재벌’이라는 이유로 장 회장은 혹독한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평생을 근검, 절약 생활을 실천하며 살다간 할아버지(장경호 창업주), 철강산업에만 몰두하며 동국제강을 키워낸 아버지(장상태 회장) 밑에서 겸손과 미덕을 배워 자라며, 일관제철소(브라질 CSP) 건설이라는 숙원을 이뤄낸 장 회장의 62년 인생은 몇개월만에 무너졌다.
한편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동국제강은 부산공장에 총 250억원을 투자해 연산 10만t 생산능력의 컬러강판 생산라인을 증설할 예정이다. 동국제강 부산공장은 기존 65만t 컬러강판 생산능력이 75만t으로 확장돼 단일 컬러강판 공장으로 세계 최대 능력의 입지를 확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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