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파리 테러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경찰에 따르면 이미 알려진 테러범 8명 외에 9번째 용의자 등 추가 공범자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파리 교외 생드니에서는 이날 경찰과 용의자들 간 격렬한 총격전이 벌어져 용의자 3명이 사망하고 5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도주범 살라 압데슬람과 자살 폭탄 테러범 이브라힘 압데슬람이 테러 전 따로 머물렀던 장소도 발견됐다. 프랑스 경찰은 도주범 살라 압데슬람 명의로 예약된 두 개의 호텔 방을 찾았다.
압데슬람은 호텔 예약 사이트 부킹닷컴을 이용해 파리 남동부 외곽 아포트빌에서 아파트형 호텔방 두 개를 빌렸다고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경찰은 테러 발생 전 이틀간 대략 6명이 방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방에서는 한 무더기의 주사 바늘과 주사기가 발견됐다. 경찰은 주사 바늘이 자살 폭탄테러 조끼를 만들거나 약물을 투여하는 데 이용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바타클랑 극장 테러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가 "테러범이 '살아있는 시체'처럼 보였다"고 진술한 점에 비춰볼 때 경찰은 마약 투여에 무게를 싣는다.
자살 테러범 이브라힘 압데슬람이 빌린 플랫 아파트 형태의 방도 발견됐다. 이 방은 자살 폭탄 테러 조끼를 만드는 데 사용됐을 것으로 경찰이 추정한다고 프랑스 방송 iTele가 전했다.
또 다른 공범자들의 존재도 드러나고 있다. 수사 당국이 사건 현장 영상을 판독하는 과정에서 9번째 용의자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영상에는 검은 세아트 승용차를 탄 남성 3명이 있으며 그 중 2명은 도주범 살라 압데슬람과 카페에서 자폭한 이브라힘 압데슬람인 것으로 확인됐으나 나머지 1명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압데슬람의 도주를 도운 것으로 확인된 두 명의 남성도 벨기에에서 체포됐다. 함자 아투(21)와 무함마드 암리(27)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새벽 5시쯤 바타클랑 근처에서 압데슬람을 태워 벨기에 몰렌베이크까지 데려다 준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들은 "압데슬람이 전화로 '차가 고장났다'며 도움을 요청해 간 것일 뿐 압데슬람이 테러범인지는 전혀 몰랐다"고 진술했다.
벨기에에서 잡힌 두 명의 공범과 9번째 용의자가 동일인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두 공범 거주지에서는 폭탄 제조에 사용되는 질산암모늄과 칼라시니코프 소총에 쓰이는 탄약이 발견됐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