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우리나라 기업 10곳 중 6곳은 지난 2011년부터 세부담이 증가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으며, 7~8곳은 지난해 세법개정으로 내년에도 세부담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주요 대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증세체감도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 157개사 중 59.9%는 2011년부터 자사의 법인세 실효세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답했고, 77.7%는 지난해 세법개정의 영향으로 내년에도 실효세율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올해 8월까지의 법인세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조6000억원 증가했다. 법인세수의 근간인 기업실적이 매년 악화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2009년 이후 정부의 지속적인 공제‧감면 축소가 법인세수를 강하게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 기업들은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 기본공제 축소(31.8%), 기업소득환류세제 신설(28.7%),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R&D비용 세액공제) 축소(17.8%), 외국납부세액공제 축소(13.4%)를 대표적인 증세부담으로 꼽았다.
국세와 함께 지방세 부담도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10개 중 7개 기업(66.2%)의 지방세 부담이 작년보다 높아졌고, 9개 기업(89.2%)은 지자체의 동시다발적 세무조사를 우려했다.
기업 10곳 중 8곳(82.1%)은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매년 제기되는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 주장에 반대했다. 오히려 기업들은 투자지원세제(60.5%), 연구개발(R&D)지원세제(15.3%), 소비지원세제(10.2%) 등의 확대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 홍성일 재정금융팀장은 "전국에 여러 개의 사업장을 가진 기업은 복수의 지방자치단체들로부터 세무조사를 수시로 받게 될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 "현재 지방소득세에 대한 세무조사 권한을 국세청으로 일원화하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는데, 조속히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최근 자료인 2014년도 법인세 신고분에는 2012년 세법개정 사항까지만 반영돼 있다"면서 "2013~2014년 세법개정으로 올해와 내년의 실효세율이 이미 올라가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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