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쏠라리스·리오 쌍두마차로 러시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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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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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가 글로벌 톱(TOP)4 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러시아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침체된 러시아 시장에서 쏠라리스(위)와 뉴 리오를 앞세워 현대·기아차가 전진하고 있다.[사진=현대기아차]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현대·기아자동차가 글로벌 톱(TOP)4 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러시아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침체된 러시아 시장에서 쏠라리스와 뉴 리오를 앞세워 현대·기아차가 전진하고 있다.

18일 유럽기업인연합(AEB)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러시아 누적 판매량은 현대차 13만3530대, 기아차 13만4160대로 총 26만7690대가 팔렸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0만3055대(현대차 14만8242대·기아차 15만4813대)에 비해 약 12% 하락했지만, 러시아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선방한 수치다.

러시아 신차 판매는 지난해 10월까지 약 199만대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132만대 판매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약 34% 하락했다.

러시아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러시아가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무덤’이 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10월까지 점유율은 20.2%로 전년 동기(15.2%) 대비 5%p나 증가했다.

현대·기아차의 약진의 중심에는 쏠라리스와 뉴 리오가 있다. 쏠라리스와 뉴 리오는 판매량 10위권 차 중에 유일하게 판매량(올해 10월 누적 기준)이 증가한 차이기도 하다.

AEB에 따르면 올 10월 현대 쏠라리스는 9507대를 팔아 러시아 최대 자동차 업체인 라다의 그란타(9308대)를 앞질렀다. 연간 기준으로도 9만9653대가 팔린 그란타에 이어 쏠라리스(9만5047대)와 뉴 리오(8만667대)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특히 쏠라리스의 경우 러시아를 타깃으로 만든 맞춤 전략형 차종이다. 쏠라리스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010년 현대차 러시아 공장 준공식에서 시승해 ‘푸틴 차’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쏠라리스는 낮은 온도에도 시동이 잘 걸리도록 배터리 프로그래밍을 다르게 제작됐고, 진흙 등이 많은 도로 환경을 대비해 타이어에 머드 가드를 기본 장착했다. 또 전면 창문에 열선과 워셔 노즐 히팅 기능을 적용해 어는 것을 방지했다. 러시아 맞춤형 전략 덕택에 쏠라리스는 2012년부터 4년 연속 ‘러시아 올해의 소형차’에 선정되는 등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쏠라리스와 리오의 활약으로 러시아 공장은 준공 4년 9개월만에 누적 100만대 생산을 돌파했다. 내년에는 쏠라리스 신형 모델과 인도 현지 전략 모델인 SUV 크레타까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생산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러시아에 추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러시아인과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지난 1월에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모스크바’도 개관했다. 이곳은 카 갤러리, 브랜드 콜렉션 존, 도서관, 이벤트 존이 마련돼 현지 고객과 소통에도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러시아에서 꾸준히 신뢰를 쌓고 성장한다면 1위 업체 아브토바즈-르노 닛산을 위협할 수준에 이를 것이다”면서 “오는 2018년에는 러시아 월드컵이 예정돼 있는 것도 마케팅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자료=AEB]


◆6년 만에 최대 침체 러시아 시장, 올해 신차 판매 200만대 어려워

연간 300만대에 육박하던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올해는 200만대 달성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AEB에 따르면 러시아의 연간 신차 판매는 △2008년 291만대 △2009년 146만대 △2010년 190만대 △2011년 265만대 △2012년 293만대 △2013년 277만대 △2014년 249만대를 기록했다. 올해 10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약 132만대로 나타났다.

독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자동차 보유대수를 자랑하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서방의 경제 제재와 루블화 폭락 등으로 경제가 크게 위축됐다. 올해 연간 판매량에서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영국에도 밀릴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 침체에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제네럴모터스(GM)는 올해 3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공장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자동차산업 연구소는 GM의 현지생산 차종의 부품 현지 조달률이 낮아 루블화 약세에 따른 타격을 경쟁업체 대비 더 크게 받은 것을 이유로 설명했다.

폭스바겐과 르노, 닛산 등도 공장 가동률을 줄이면서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

◆현대차 러시아 공장, 중동 수출 활로 찾는다

현대차그룹은 러시아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다른 활로를 찾기 위해 지난 9월부터 러시아 공장의 물량을 중동 국가로 수출하고 있다. 러시아 시장은 낮은 루블화 영향으로 임금과 생산비용이 적어 다른 지역으로 수출하면 환율 수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러시아에 공장을 둔 주요 업체들도 내수 시장 부진에 재고 물량을 해소하고, 공장 가동률을 유지하기 위해 수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칼루가 엔진 공장 생산 물량의 25~30%를 유럽으로 수출하고, 완성차의 수출도 검토하고 있다. 닛산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의 차를 유럽으로 수출하고, 도요타는 벨라루스와 카자흐스탄에 수출 중이며 EU 국가로 수출도 모색 중이다. 르노도 동유럽 위주의 수출에서 베트남 등 신규 지역 수출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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