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TV] 첫방 ‘달콤 살벌 패밀리’, 꿈틀거리는 캐릭터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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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1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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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달콜살범패밀리' 영상 캡처]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환상의 콤비가 뭉쳤다. ‘달콤 살벌 패밀리’ 정준호와 정웅인이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이후 다시 뭉쳐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 한다.

지난 18일 첫 방송된 MBC ‘달콤 살벌 패밀리’(극본 손근주 김지은·연출 강대선)에서는 밖에서는 조직폭력배 보스로 험한 일을 하면서, 집에서는 따뜻한 가장 역할을 하는 정준호의 이중적인 모습이 그려졌다.

윤태수(정준호 분)은 백만보 회장(김응수 분)의 신임을 받는 조직 중간 보스로 조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폭력과 협박을 일삼는다. 하지만 집안에서는 아내 김은옥(문정희 분)과 자녀를 끔찍이 생각하는 마음 따뜻한 가장으로 변신한다.

태수는 조직을 일을 처리하며, 동시에 딸 윤수민(김지민 분)의 뒤치다꺼리를 하고 바쁘게 산다. 마찬가지로 아내 은옥도 회장 부인 오주란(지수원 분)의 마음에 들기 위해 ‘충심회’의 회장으로 각종 일들을 도맡으며 열성을 다한다. 이런 이들의 나름 평범한(?) 삶은 회장의 신사업 동력을 찾으라는 지시가 내려오며 급격히 바뀌기 시작한다. 이 와중에 태수는 영화 사업에 현혹되게 된다.

1화 분량 대부분은 극중 캐릭터들을 소개하는데 할애됐다. 극을 이끌어 나가는 태수와 은옥, 이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회장 백만보와 그의 아내 오주란, 그리고 마지막으로 태수의 라이벌 백기범(정웅인 분)까지 작은 에피소드들 안에 녹여 자연스럽게 설명했다, 그리고 극의 말미에는 회사의 상황과 더불어 드라마의 큰 줄기가 되는 이야기를 매끄럽게 등장시켰다.

전반적으로 극을 이끌어 나간 건 캐릭터들의 힘이었다. 모든 캐릭터가 대충 보면 식상하지만자세히 들여다보면 각각 개성을 가지고 있다. 태수는 영화 두사부일체의 두식을, 기범 역시 같은 영화의 상두를 그대로 옮겨 온 것 같지만 질리지 않는다. 정준호와 정웅인은 등장 자체로 좋은 캐릭터가 된다. 손발이 오글거리는 상황이 자주 등장하고, 이로 인해 지루할 만도 하지만 캐릭터가 주는 리듬감은 이를 상쇄한다.

정준호, 정웅인, 김응수의 연기는 자연스럽고 유쾌했다. 심지어 세 명 모두 충청도 출신으로 사투리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정준호는 극 중 안과 밖이 전혀 달라지는 캐릭터를 맞았는데 두 설정의 미묘한 차이가 보일만큼 디테일했다. 또 문정희와 지수원도 요소요소에 등장해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톡 쏘는 연기를 보여줬다. 또 은옥의 라이벌 최경미로 등장하는 박희진은 등장 자체로 분위기를 바꿔주는 신스틸러의 역할을 다한다. 뛰어난 연기력을 지닌 배우들은 어색하고 낯 뜨거운 장면도 유머러스하게 넘어갈 역량마저 갖췄다.

드라마는 상황만 보면 재미있고, 유쾌하지만 꼼꼼히 보면 순간순간 마음 아픈 장면들이 있다. 밖에서 어깨에 힘 좀 주는 건달이면서 사고 친 딸을 위해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90도로 인사하는 정준호의 모습이나, 상사에게 잘 보이기 위해 부채춤을 추다 넘어지며 머리를 잡는 문정희의 모습은 왠지 서글프다. “고생하는 가장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한 감독의 의중이 전해지는 장면이었다.

제작발표회에서 강대선PD가 말했던 폭력성에 대한 우려는 별 문제가 될 것같아 보이진 않는다. 배우와 연출 모두 극의 흐름을 정확히 이해한 듯, 액션 장면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오히려 정준호의 ‘무력’을 더 재밌게 활용할 방안을 없을까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제 1회 일 뿐이다. 캐릭터만으로 극을 끌고 나갈 순 없다. 앞으로 전개될 스토리가 시청자의 눈을 계속 사로잡을 수 있어야 한다. 민아와 유선등의 캐릭터와 이들이 스토리에 미칠 영향은 드러나면 과연 이 드라마가 앞으로 계속 볼만 한 것이지 가늠이 될 것이다. 그때까진 기대를 해도 좋을 것 같다. 오랜만에 활짝 웃을 만 한 드라마가 나왔다.

‘달콤 살벌 패밀리’ 2회는 19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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