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파리 테러, 지정학적 리스크 재상기…한국 우려 상황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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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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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프랑스 파리 테러와 글로벌 경제에 대해 G2(미국·중국) 리스크와 신흥국 금융 경제 불안에 가려져 있던 지정학적 리스크를 다시 상기시켜줬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 본관에서 개최된 금융협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건은 지난주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동안 대외 리스크라 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과 중국 경기 둔화라는 소위 G2 리스크, 그로 인한 신흥국의 경제 불안 우려에 의해 잠시 가려졌던 지정학적 리스크를 다시 상기시키는 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국제금융시장이 곧 안정을 되찾고 주요 IB나 외신들은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앞으로도 테러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면서도 "이번 테러가 가뜩이나 미약한 유로지역 경기 회복세에 어떤 영향을 주고 테러 위험이 퍼져 심리 위축이 여타국으로 확산되지 않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 총재는 이 같은 대외 리스크가 한국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이에 대비해야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려하는 것은 리스크가 서로 연계돼 복합적으로 발생하면 우리나라도 부정적 충격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며 "정책당국은 물론이고 금융기관이나 기업들도 늘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경제를 볼 때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있고 재정·금융·외환부문의 건전성이 높다"며 "기초 여건이 견실하고 정부나 정책의 대응 여력도 있어서 우리 경제의 대외 충격 흡수 능력은 양호하다. 경계는 해야 하지만 현 시점에서 과거에 비해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금융협의회 참석자들은 국내 은행들이 내년에 국제금융시장 불확실성 지속, 바젤Ⅲ 규제 추가 시행, 핀테크 확산 등 다양한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대응해 경영합리화 노력과 대출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최근 아파트 분양 호조에 따른 중도금(집단)대출 급증과 관련해 은행별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아울러 기업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단기적으로 경제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경제의 성장잠재력 확충에 기여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날 금융협의회에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조용병 신한은행장,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박용복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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