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이중 언어 사용자는 뇌졸중을 앓더라도 회복하는 속도가 단일 언어 구사자보다 2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에딘버러대 연구팀은 인도 안드라프라데시 주 하이데라바드에 살고 있는 뇌졸중 환자 608명을 대상으로 정보의 검색·정리 능력, 집중력 등을 평가했다. 하이데라바드는 다양한 언어가 사용되는 다문화도시다.
실험 결과 두 가지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들 10명 중 4명(40%)이 뇌졸중 치료 끝에 정상 기능을 회복했다. 언어를 한 가지만 구사하는 사람들 중에 뇌졸중에서 회복된 사람은 20%에 불과했다.
흡연과 당뇨, 고혈압 등의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이중 언어 사용자들은 뇌 단련에 있어 도움을 받는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 내용은 인지과학 전문지 스트로크(Stroke)에 실렸다.
토마스 바크 에딘버러대 철학, 심리학 및 언어과학대학 교수는 "하나의 언어를 다른 언어로 바꿔 이해하는 활동 자체가 뇌를 단련시키면서 뇌졸중 환자의 회복을 돕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제2외국어를 구사하는 것만으로도 정신 기능에 큰 도움이 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연구팀은 언어를 한 개 이상 구사할 수 있는 사람들은 단일 언어 사용자보다는 치매 발병이 더디다는 연구 결과도 이미 내놓은 상태다. 취미로 체스나 십자말풀이 게임을 즐기거나 악기를 배우는 것도 뇌졸중이나 치매 같은 뇌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호주 태즈메이니아대 연구팀도 뇌에 자극을 주는 활동을 통해 알츠하이머병이나 치매 발병률을 줄일 수 있다는 결론을 냈다.
연구팀은 역사·심리학·철학·미술 등의 수업에 시간제 또는 종일제로 참여한 50대 이상 성인 300명 이상을 대상으로 3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참가자의 90% 이상이 월등한 인지능력 향상을 보였다. 대조군에서 인지능력이 향상된 비율은 56%에 불과했다.
연구를 주도했던 메간 레너헌 태즈메이니아대 교수는 "중년층을 대상으로 한 인지능력 실험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운 결과"라며 "인지능력을 향상시키는 데는 시기가 따로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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