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청춘'은 김용태 의원의 파란만장한 자전적 이야기로, 3부로 구성돼 있다. 제1부는 ‘청춘,’ 제2부는 ‘지금 팔도강산사거리에선,’ 제3부는 ‘국책연구원들이 바라본 대한민국의 미래’다. 백미는 역시 제1부 ‘청춘’이다. 6·25전쟁과 비원의 가족사, 4수 끝에 서울대에 들어간 이야기, 잊지 못할 결혼식의 추억, 부모님의 가족사랑 등 ‘시리고 후지고 곰삭은 얘기, 아팠지만 그리운 청춘 기록’이 주마등처럼 영롱하게 펼쳐진다.
저자는 486세대다. 40대 나이 80년 학번 60년대 태생, 486세대는 운좋은 세대다. 졸업 후 얼마 안 있어 IMF를 맞아 고생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보아 대한민국의 풍요의 과실을 가장 많이 누린 세대다. 아버지 세대처럼 전쟁과 가난을 돌파하면서도 부모님 봉양에 최선을 다하고 자식에게 모든 것을 바치지 못했다. 그렇다고 후배 세대처럼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답답한 미래와 처절하게 싸운 경험도 없었다.
저자가 건너온 청춘은 그리 잘 나지는 못했다. 어찌 보면 상처투성이다.
민주화운동에 참여하던 대학생 친구에게 열등감을 느끼던 재수생, 특수강도 혐의로 경찰 유치장에 갇혔던 삼수생, 삼수에 실패하여 18개월 동안 집과 근무처를 똑딱이처럼 오갔던 방위병, 끝내 오수를 하고서야 대학에 들어갔건만 학교생활보다는 학교 밖으로 떠돌던 휴학생.
그 기간 집안 형편은 부침을 거듭하였다. 사기를 당해 가세가 기울고 어머니는 중풍으로 쓰러졌다. 결혼은 했지만 자리를 못 잡은 저자는 갓 돌을 지난 아들을 집사람 등에 업혀 시어머니 병간호하라고 시댁으로 보내고 혼자 유학길에 올랐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임종은커녕 장례식에도 참여치 못했던 불효막심한 아들이었다.
이랬던 그에게 청춘이 준 큰 선물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시절을 잘 만난 행운’이었다. 실력이 뛰어나지 않았어도 여러 직장에 취업할 수 있었고 급기야 국회의원까지 될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부모님 세대와 후배 세대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다. 특히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후배 세대에게 미안한 마음이 그지없다. 이 책은 후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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