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홀에서 열린 제 52회 대종상 영화제는 배우 한고은, 신현준이 사회를 맡아 시상식을 진행했다.
앞서 ‘대리수상 불가’를 선언한 ‘대종상’은 배우 및 감독, 스태프의 대거 불참으로 진땀을 뺐다.
특히 대종상영화제 남녀주연상 후보인 황정민(‘국제시장’), 하정우(‘암살’), 손현주(‘악의 연대기’), 유아인(‘사도, 베테랑’), 김윤진(‘국제시장’), 전지현(‘암살’), 김혜수(‘차이나타운’), 엄정화(‘미쓰 와이프’), 한효주(‘뷰티 인사이드’)는 전원 불참을 선언했고 유료로 진행된 인기상 투표에서 각각 남, 녀 1위를 차지한 김수현과 공효진도 불참 의사 밝혔다.
이병헌 감독은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저는 신인감독상에 노미네이트 된 이병헌 감독인데 제게 이런 짓을 시켰다. 일면식 없지만 백 감독에게 잘 전달하도록 하겠다. 영화 잘 봤다”며 다소 멋쩍은 대리수상소감을 전했다.
또한 시상식 전부터 논란을 빚었던 나눔화합상은 끝내 시상되지 않았다. 사회를 맡은 배우 신현준, 한고은은 헐리우드 배우 오드리 햅번에 대해 언급하며 나눔화합상을 소개했지만 “참석하지 않은 관계로…”라 말을 얼버무리며 시상을 넘겼다.
앞서 대종상 측은 김혜자 측이 수상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나눔화합상 수락을 거듭 요청했다. 하지만 시상식을 하루 앞두고 사전 연락도 없이 수상자 선정을 번복해 논란을 일으켰다.
시상자도 수상자도 그리고 시청자들까지 맥 빠지는 시상식이었다. 다수의 작품들이 대리수상을 받았고 “상을 꼭 전달하겠다”는 말로 대신할 뿐이었다. 카메라는 객석에 앉은 몇 명의 배우들만 잡을 수밖에 없었고 사회를 맡은 신현준과 한고은은 수차례 대리수상으로 인해 당황한 듯 어수선한 진행을 이어갔다.
시상식의 꽃인 남우, 여우주연상 역시 “뜨거운 열기를 이어가겠다”는 신현준의 말과는 달리 썰렁한 시상으로 마무리 되었다.
‘국제시장’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황정민은 영화 촬영 일정으로 불참했고, 같은 소속사 배우인 강하늘이 대리 수상했다.
여우주연상도 마찬가지였다. ‘암살’로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전지현 역시 개인적 사정으로 인해 불참했고 ‘암살’ 김성민 PD가 대리수상을 하게 되었다.
썰렁한 대종상 시상식이었지만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작품도 있었다. 올 한해 천만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던 ‘국제시장’은 제 52회 대종상영화제에서도 빛을 발했다. ‘국제시장’은 감독상, 남우조연상, 촬영상, 녹음상, 편집상, 첨단기술특별상, 남우주연상, 최우수작품상 등을 싹쓸이한 것이다.
윤제균 감독은 “기획 계기는 한국의 현대사를 훑겠다는 거시적인 큰 목표로 시작한 영화가 아니다. ‘국제시장’은 어릴 때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가 평생을 가족과 자식을 위해 일만 하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해 언젠가 아버지를 생각하고 만들고 싶었던 영화다”라며 “‘국제시장’이 이렇게 사랑을 받을 줄 몰랐고, 상을 받을 줄도 몰랐다. ‘국제시장’은 나에게 큰 행복과 감동을 준 영화다. ‘국제시장’을 사랑해준 관객들께 감사를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뒤 영화인들의 불참 사태를 언급하기도 했다.
윤 감독은 “‘국제시장’을 만들 때 역지사지라는 단어를 생각하며 만들었다. 정말 어렵게 참석해주신 배우 분들, 스태프 분들,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한 배우 분들과 스태프 분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이해를 했으면 좋겠다. 화합의 중간다리 역할로서 영화계 전체가 화합의 장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다음은 제52회 대종상영화제 수상자(작)이다.
▲최우수작품상=국제시장
▲감독상=윤제균(국제시장)
▲남우주연상=황정민(국제시장)
▲여우주연상=전지현(암살)
▲남우조연상=오달수(국제시장)
▲여우조연상=김해숙(사도)
▲신인감독상=백종열(뷰티인사이드)
▲신인남우상=이민호(강남 1970)
▲신인여우상=이유영(봄)
▲시나리오상=박수진(국제시장)
▲촬영상=최영환(국제시장)
▲조명상=김민재(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음악상=김준성(더 테너 리리코 스핀코)
▲녹음상=이승철 외 1명(국제시장)
▲편집상=이진(국제시장)
▲미술상=채경선(상의원)
▲의상상=조상경(상의원)
▲첨단기술특별상=한태정 외 4명(국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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