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인 정부 3.0…고용노동부, 장애인·직장맘 ‘나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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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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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홈페이지 내 게시된 '직장보육시설지원센터'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홈페이지 링크. 산하기관명을 클릭하면 해당 홈페이지로 연결돼야 하지만 두 곳 모두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다.[사진=한아람 기자]
 

고용노동부 홈페이지 내 게시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링크를 클릭하자 지구커뮤니케이션이라는 민간기업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모습(위)과 같은 방식으로 직장인보육시설지원센터 링크를 클릭하자 나타나는 화면. [사진=한아람 기자]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장애인과 직장인 여성을 위한 고용노동부(이하 고용부)의 정보제공 서비스가 수 개 월 째 ‘먹통’ 상태인 것으로 22일 드러났다.

고용부 내 연결된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직장보육시설지원센터의 홈페이지가 아예 열리지 않거나 심지어 고용정보와는 무관한 민간 기업 홈페이지로 자동 연결되기까지 했다.

공공기관 부처 간 원활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일자리 창출 등 국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던 박근혜 정부의 ‘3.0 정책’이 사회적 약자 층에서부터 실현되고 있지 않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먼저, 장애인 고용 정보를 얻기 위해 고용부 홈페이지에서 '장애인'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인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링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장애인 고용 관련 정보는 쉽게 찾을 수 없었다.

고용부 홈페이지에 게시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링크를 클릭하는 순간 장애인 고용과 무관한 ‘지구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민간기업 홈페이지로 자동 연결되기 때문이다. 지구 커뮤니케이션은 웹페이지를 만드는 디자인 업체일 뿐 장애인고용정보와 아무 관련 없었다.

아이러니한 점은 고용부 홈페이지를 통해서가 아니라 일반 포털사이트를 통해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상황은 달라진다는 것이다. 일반 포털 사이트에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을 검색해 클릭하면 해당 홈페이지가 멀쩡하게 연결된다.

같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홈페이지라도 고용부 내 게시된 링크를 통해 접속하면 뜬금없는 민간 기업 홈페이지로 연결되고, 일반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링크로 접속하면 쉽게 장애인 고용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측 관계자는 “한국 장애인 고용공단 사이트 도메인 주소가 중간에 바뀌었는데 그 부분을 저희(고용부)가 모르고 있어 수정을 못한 것 같다”며 부랴부랴 링크 수정 작업에 착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고용부와 산하 기관의 소통이 민간 포털사이트와의 소통보다도 원활하지 못하며, 홈페이지 관리에 대한 고용부의 나태함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직장맘’을 위한 정보제공 상태는 더 심각했다.

직장여성에게 필요한 직장 내 육아시설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직장보육시설지원센터’는 아예 없어진 상태였다. 그럼에도 사라진 산하 기관의 홈페이지 링크가 수 개 월 째 버젓이 ‘허울’만 남아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 게시되고 있었다.

고용부 내 게시된 직장보육시설지원센터 링크를 클릭하면 관련 정보는 온데 간 데 없고, 수 개 월 째 ‘해당 웹페이지를 사용할 수 없음’이라는 화면만 나오는 상태였다.

고용부 관계자는 “산하 기관들이 종종 시스템 개편을 하는데 없어지거나 수정된 부분이 잘 전달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며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이 많다 보니 전달이 늦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고용부는 아주경제 취재 이후 부랴부랴 긴급조치에 나섰다. 현재 해당 홈페이지는 사라졌거나 수정된 상태다.

고용부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정보화기획팀 중 홈페이지 유지·보수 지원 업무를 하는 직원은 모두 외주업체로 구성됐으며, 20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은 근로복지공단, 산업인력공단 등 총 14개 기관이다.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해 한 업계 전문가는 “해당 기관이 관리를 소홀히 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도메인 사용계약 기간이 끝나거나 사용료를 내지 않으면 해당 홈페이지가 도메인 소유권자인 관련 업체으로 자동으로 연결되기도 하는데 그런 경우 같다”고 설명했다.

홈페이지 관리 예산에 대해서 고용노동부측은 “구체적인 수치는 밝힐 수 없다”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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