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반무슬림 정서 9.11 직후보다 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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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2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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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미국에서 파리 테러 이후 이슬람에 대한 공포와 혐오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  IS의 계속되는 미국 테러 위협과 더불어 공화당 대선 경선후보들이 이슬람교 신자인 무슬림에 대한 막말을 서슴지 않으면서 '이슬람포비아(Islamophobia:이슬람 공포증)'를 더욱 부채질 하고 있다고 CNN 등 외신이 분석했다. 

공화당 대선 주자 중 선두를 달리는 도널드 트럼프와 벤 카슨이 대표적이다. 트럼프는 최근 "미국 내 무슬림을 관리하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국 무슬림들이 무슬림 관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한 트럼프의 발상을 '홀로코스트'로 이어졌던 나치 독일의 유대인 신원 등록에 비유했다고 21일 (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무슬림은 미국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해 논란에 휩싸였던 벤 카슨도 마찬가지다. 미국 일간 USA투데이는 공화 대선주자 경선에서 선두권인 카슨이 19일 앨라배마 주에서 열린 유세에서 난민 유입을 금지하자고 촉구하던 중 시리아 난민을 '광견병에 걸린 개'에 비유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광견병에 걸린 미친 개가 이웃에 돌아다닌다고 할 때 좋다고 할 사람은 없을 것이며 애들부터 피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이슬람 단체인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의 홍보담당자인 이브라힘 후퍼는 CNN에 "이런 분위기는 2001년 9·11 테러 직후에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9·11 테러로 미국 본토에서 3000명에 가까운 민간인이 사망했음에도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이 워싱턴의 모스크에서 연설하며 반(反) 이슬람 정서를 억눌렀다는 것이다.

무슬림 단체들은 이런 적대적인 기류가 예외적인 것이 아니라 공화당 전체의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비교적 온건한 후보로 꼽히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도 "기독교도임을 증명할 수 있는 시리아 난민만 허용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슬람공포증은 점차 증오범죄 등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어져 더 큰 우려를 낳는다. 가디언은 파리 테러 이후 코네티컷, 플로리다, 미시건 등 미국 여러 주에서 무슬림과 모스크를 대상으로 한 폭력적 행위가 빈발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 각 주에서는 테러 위험에 대비해 철도, 항만, 비행기 등 여객 시설의 보안 점검 강화에 나섰다. ABC 등 미국 방송사들은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 같은 주요 대도시의 공항들에서도 검색 인력의 증원에도 불구하고 검색 시간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철도회사 중 한 곳인 암트랙에서도 자체 경비를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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