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탄생 100주년]“그때 인터넷이 있었다면 정보고속도로 깔았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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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23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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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산과의 가상 인터뷰 (1)

아산(峨山)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사진=현대차 그룹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11월 25일은 아산(峨山)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탄생 100주년을 맞는다.

한국 기업가 정신의 최정점에 있는 그가 현역에서 활동했던 시기는 한국경제가 고도의 성장을 거듭했다. 축복된 자리이지만 2015년 한국경제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기업가 정신마저도 쇠퇴해 버렸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만약 아산이 살아 있다면, 지금의 현실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을까? 그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상 인터뷰로 정리했다.

- 젊은이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질문부터 던진다. 한국에서도 애플이나 구글 같은 기업이 나올 수 있을까?

▲= 제가 회사를 성장시키던 시대는 지금과는 많이 달랐다. 지프를 몰고 전국의 현장을 다니던 그 때에는 인터넷도 휴대전화도 없었으니까. 만약 그 때 인터넷이 막 태동했었다면 전 경부고속도로 대신에 정보고속도로를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어느 시대든 그 시대에 어울리는 창의성이 있는 법이다. 1970년대에는 창조성이 별로 중요하지 않았는데 정보통신의 시대가 되니 창조성이 필요하게 되었다고 보는 것은 한참 잘못된 생각이다. 인류 역사 어느 시대에서든 발전의 원동력은 창조와 아이디어였다. 다만 어떤 분야에 어떻게 적용되느냐가 달라질 뿐이다.

왜 우리나라에서 구글이나 애플 같은 세계적인 기업이 나오지 않는가라는 의문을 품는 사람들에게 저는 1970년대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던 우리 기업인들이 가졌던 그 정신으로 돌아가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기술이 뒤떨어지거나 돈이 없기 때문에 한강의 기적 당시의 정신을 되찾자고 하는 것이 아니다. 외국에서 쓰던 중고 장비를 수리해서 건설현장에 투입하고, 외국에서 차관을 끌어다 쓰는 방법 말고는 대규모 자본을 확보할 수 없었던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은 얼마나 좋은 시대인가?

한 사람의 작은 아이디어나 사업 구상으로 시작된 회사가 어느덧 세계적인 기업이 되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회사로 성장하는 시절에 여러분은 살고 있다. 새로운 꿈을 꾸는 젊은이들이라면, 그동안 삶 속에서 아무 느낌 없이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하지만 불편하거나 아쉬웠던 것에 대해서 “꼭 그렇게 밖에는 할 수 없을까? 다른 방법은 없을까?”라는 단순한 의문을 품어보기를 바란다.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든 다른 방향에서 접근하는 것부터 출발해서 점점 더 큰 문제에 대한 의문을 품고 해결해나간다면 그 사람은 분명히 세계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나 사회가 수많은 발상의 전환을 지원해줄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제가 ‘현대’를 성장시킬 때에도 많은 사람들이 나의 발상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가졌다. 하지만 나를 지지해주고 성원을 보낸 분들도 있었다. 내가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나의 생각을 밀고 나간 데에는 이런 분들의 도움이 정말로 컸다. 새로운 발상이 처음에는 쉽게 지지를 받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세상의 이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99명이 반대하더라도 믿어주고 지지해주는 한 명이 있다면 그 힘으로 우리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언제나 강조하는 말이지만, 성패를 쥐고 있는 것은 시간과 행동이다. 생각만 해서는, 모든 걸 다 갖추어놓고 시작하려 해서는 이미 늦어버린다. 좋은 생각이 났다면 벌떡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서 그 생각을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
<출처: 현대경제연구원(2011), ‘정주영 경영을 말하다’, 웅진씽크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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