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故 고현철 교수 시집 '평사리 송사리' 재발간

 

아주경제 부산 정하균 기자= 총장 직선제와 대학 민주화·자율화를 요구하며 지난 8월 17일 투신한 부산대 국어국문학과 고(故) 고현철 교수의 시집 '평사리 송사리(사진)'가 재 발간됐다.

부산대 국어국문학과는 대학 민주화를 위해 희생한 고 교수의 뜻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해 그가 지난 2013년 2월 초쇄 발간했던 시집 평사리 송사리를 최근 재 발간했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8월 헌신 이후 고 교수의 시를 읽고 싶어 하는 요청과 성원이 쇄도해왔고, 추모의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다시 출간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시집은 고 교수가 지난 2013년 2월에 자신의 주옥같은 시 88편을 수록해 초쇄 발간했던 것을 이번에 그대로 재 발간한 것이다. 표지 그림은 교사인 고 교수의 미망인이 직접 그린 작품으로 구성돼 있다.

대표작 '평사리 송사리'를 비롯해 '나의 외판업', '명궁', '감각', '심연', '그녀의 말없는 식구', '정신없이', '이 미저리', '노래방에서', '스테비오 사이드' 등 고 교수의 시 세계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시편들이 수록돼 있다.

최영철 시인은 발문에서 "고 교수의 시에서 만났던 90년대 초의 자의식은 불안한 시절을 돌파해 나가려는 동력"이라며 "이번 시집으로 그와 그의 시 쌍방은 다 같이 자유를 얻게 된 셈"이라고 평했다.

평사리 송사리는 부산대 국어국문학과와 도서출판 전망 및 일부 시중 서점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판매 수익금은 전액 고 교수의 추모 성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한편, 고 교수는 지난 8월 17일 총장 직선제 폐지에 반대해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서 희생이 필요하다면 감당하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대학 본관 4층 난간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961년생인 고 교수는 부산대 국어국문학과에서 학사·석사·박사과정을 마쳤으며, 1999년부터 부산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해왔다. 현대시 전공으로 문학평론 분야에서 활동했으며 투신 당시까지 부산대 영화연구소장을 맡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