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국내 시중은행들의 올해 3분기 수익성이 하락한 데 이어 자본 건전성도 악화되면서 자본확충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연말부터 본격화 될 기업 구조조정 및 내년 바젤Ⅲ 규제 도입 등에 대비하기 위해 은행들이 미리 단계적으로 자본확충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3.96%로 전분기 대비 0.13%포인트 하락했다. BIS 기준 기본자본비율, 보통주자본비율도 11.53%, 11.00%로 같은 기간 각각 0.13%, 0.12% 포인트 하락했다.
금감원은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체 국내은행의 BIS 비율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은행별로는 씨티(16.76%), KB국민(16.14%)이 높았고 수협(12.01%), 기업(12.65%)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지난해 말 10.50%를 기록한 수출입은행은 올 상반기 10.13%로 떨어진 뒤 3개월 만에 0.69%포인트가 더 빠져 10% 밑인 9.44%로 추락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수은의 경우 국책은행의 특성상 조선업 불황 및 기업 구조조정의 여파를 크게 받으면서 건전성이 더욱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금융당국은 수출입은행에 대해 긴급 자본 수혈을 단행할 방침이다. 산업은행은 수출입은행에 대한 추가 출자 규모를 5000억원으로 잡고 출자 방식과 시기를 관계기관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추가 출자에는 수출입은행의 최대주주인 정부도 참여한다.
올해 들어 은행권의 수익성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건전성 우려의 불씨를 키운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총 1조4000억원으로 전년동기(1조7000억원) 대비 15.7% 줄었다.
이 기간 순이자마진(NIM)은 전기(1.58%) 대비 0.02%포인트 떨어진 1.56%를 기록하면서, 5분기 연속 하락세로 인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임형석 금융연구원 실장은 "기업 구조조정 등의 이슈로 은행들이 대손 충당금을 많이 쌓아야 하기 때문에 연말까지 수익성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수익성이 떨어지다보면 당연히 자본쪽으로 채울 자금여력이 악화되기 때문에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부터 적용되는 바젤Ⅲ 규제 도입 등에 대해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부분이 있어, 리스크는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바젤Ⅲ가 도입되면 은행들은 새로운 기준에 따라 오는 2019년까지 순차적으로 자본보전완충자본 2.5%를 쌓아야 한다.
임 실장은 "자본보전완충자본은 단계별로 조금씩 쌓게 돼 있고 은행들도 이에 대한 대비를 꾸준히 해 왔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최근 은행들이 코코본드 발행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는 부분들도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선제적인 대응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류찬우 금감원 은행감독국장은 "대부분의 은행들이 현재 자본 건전성 부분에서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향후대외여건 악화 및 수익성 부진 등에 따른 자본비율 하락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비한 적정 수준의 자본확충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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