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한국씨티은행이 스마트브랜치와 프라이빗뱅킹(PB) 영업점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지점을 선보인다. 스마트브랜치에 직원을 배치해 각종 스마트기기에 익숙지 않은 고객의 원활한 은행업무 처리를 돕고 자산 5000만원 이상의 고객도 PB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PB 고객군을 재편했다.
씨티은행은 26일 스마트뱅킹지점 특성에 맞춰 차세대 자산관리센터로 새롭게 리뉴얼한 씨티골드 반포지점을 열었다고 밝혔다.
◆은행원 배치해 2% 부족한 스마트브랜치 단점 보완
씨티골드 반포지점의 특성 중 하나는 일반 스마트브랜치와 달리 은행원이 고객의 방문 목적에 따라 업무처리를 지원한다는 점이다. 기존 시중은행 스마트브랜치의 경우 고객이 직접 스마트기기를 조작해야하기 때문에 스마트기기 조작이나 스마트브랜치 운영방식 자체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은 원하는 업무를 처리하는 데 불편함을 겪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씨티골드 반포지점에서는 고객이 지점에 들어서는 순간 은행원인 '유니버셜뱅커(UB)'가 방문 목적에 따라 스마트기기 조작을 지원해 빠른 업무처리를 돕는다. 백화점 점원이 일일이 고객을 응대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일반적인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스마트존'의 구성은 기존 스마트브랜치와 유사하다.
스마트존 한편에 마련된 '세일즈월(sales wall)'은 기존 상품 브로셔 배치 장소로 활용됐던 것과 달리 영업도구 역할을 한다. 씨티은행의 6개 카드상품은 물론 예금과 대출, 방카슈랑스 등 각종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 PB 고객군별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에 대한 소개와 고객의 재무적 니즈별 상품을 제안하는 장소로 활용된다.
'워크벤치'는 PC를 통해 계좌 및 카드 신청, 개인정보 수정 등이 가능한 공간이다. 스마트브랜치 특성에 따라 대부분의 거래가 서류 없이 진행된다. 특히 일반 영업점에서 신용카드 신청 시 카드를 받기까지 약 10영업일 가량이 소요됐으나 씨티골드 반포지점에서는 곧바로 받을 수 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심사가 이뤄지는 본점과 다이렉트 채널을 별도로 구축하고 즉시 발급이 가능한 카드 제작기기를 설치했기 때문에 카드 발급 대기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커넥트존(connect zone)'에는 1명의 '텔러 어시스트'가 배치돼 워크벤치에서 불가능한 거래를 처리해준다.
씨티은행은 스마트기기 기반의 무인점포에 은행원을 배치하는 스마트존 특성상 별도의 인력 구조조정 없이도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진회 씨티은행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UB는 기존 역할에서 다소 변화된, 새로운 텔러 개념을 도입한 것"이라며 "바뀐 영업점 모델에 따라 이에 적합한 훈련과 교육을 진행해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 관리 서비스 고객군 세분화
아울러 씨티은행은 씨티골드 반포지점 오픈을 기점으로 PB고객군을 세분화하고 기존 1억원 이상 고객에게 제공했던 자산 관리 서비스 기준을 5000만원 이상으로 확대했다.
세분화 작업으로 씨티은행의 PB고객군은 △10억원 이상 고객자산가군인 '씨티골드 프라이빗 클라이언트(CPC)' △2억원 이상 10억원 미만 자산가군인 '씨티골드' △5000만원 이상 2억원 미만 신흥자산가군인 '씨티 프라이어리티'로 나뉜다.
더불어 씨티은행은 국내 자산가 특성에 맞춘 모델 포트폴리오를 개발·도입해 선진화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씨티골드 반포지점에서는 이들 고객군에 대한 상담과 자산관리 서비스가 제공된다. 지점 한편에 마련된 '프라이빗 브리핑룸(PBR)'에서는 씨티 프라이어리티 고객들을 대상으로 상품 상담 및 가입 등이 가능하다.
지점 내 별도로 마련된 골드센터와 CPC센터는 각각 씨티골드, CPC 고객을 위한 전용 공간이다. 골드센터에서는 글로벌 자산관리 전략 및 정기 포트폴리오 진단 서비스가 제공된다. 씨티그룹 글로벌 리서치팀이 발간하는 최신 시장 전망과 이에 대한 분석을 통해 고객의 투자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제안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고객의 현재 포트폴리오와 씨티은행이 모델화한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을 예상 비교하는 작업도 거친다.
CPC센터는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별로 고액자산가의 자산 관리를 돕는다. 분야별 전문가들을 통해 보다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자산 관리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씨티골드 반포지점에는 현재 13명의 분야별 전문가들이 배치돼 있으며 향후 외환전문가가 추가로 합류할 예정이다.
씨티은행은 씨티골드 반포지점과 같은 허브스토어를 10개가량 추가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반포지점과 같이 형식으로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과 고객 특성에 맞춰 다양화한다는 방침이다.
박 행장은 "앞으로 10개 정도 추가할 계획으로 현재 어떤 지점을 변환할 수 있을지 논의 중"이라며 "우선적으로 내년 1분기 중 추가 개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씨티골드 반포지점은 고객의 입장에서 다가가 공급자 위주의 금융이 아닌 소비자 중심의 금융에 다가가기 위해 고민해 나온 결과물"이라며 "보다 기본에 충실해 새로운 (영업점) 모델을 제시하는 케이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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