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천재소년’ 송유근(18·사진) 군이 ‘국내 최연소 박사’ 타이틀을 끝내 거머쥐지 못하게 됐다. 송유근 군이 제1저자로 참여한 논문을 실은 미국 천체물리학저널(APJ) 측에서 ‘표절’을 이유로 논문 게재를 철회했기 때문이다. APJ 측은 “지도교수의 논문을 인용한 표시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송유근 군이 재학 중인 대전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는 25일 본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위 수여 요건 중 하나인 ‘SCI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국제 저널에 제1저자 논문 1편 이상 게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됐다”며 “송유근 군의 내년 2월 학위 취득은 당분간 미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문의 제2저자이자 송유근 군의 지도교수인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KASI) 연구위원은 “제 불찰이다. 시키는 대로 공부를 열심히 한 송유근 군에게 가장 미안하다”면서 “모든 것은 저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발표한 2002년 논문과 송유근 학생이 발표한 논문을 펼쳐 놓고 보면 70%는 같은 내용”이라면서도 “이는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한번 정리한 것으로 논문의 결론은 학술적 성과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박석재 연구위원은 “블랙홀 천체물리학(Black Hole Astrophysics)을 이해하기 위해 제시된 방정식도 수치적으로는 풀릴 수 있는 지 알 수 없는 것”이라며 “송유근 군은 새로운 가정을 도입해 이 방정식의 수치 계산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송유근 군은 “선대칭, 비정상 블랙홀 자기권 : 재고(axisymmetric, nonstationary black hole magnetospheres : revisited)”라는 제목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를 APJ에 투고해 심사를 요청했으며 저널 측은 공식 심사를 거쳐 논문 게재를 최종 승인, 지난달 5일(이하 현지시간) 정식 게재했다.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됐다. 논문 게재 후 박석재 연구위원이 지난 2002년 아시아 태평양 이론물리센터(APCTP)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자료를 묶어 만든 책자 ‘블랙홀 천체물리학(Black Hole Astrophysics)’에 실린 논문과 상당 부분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APJ측은 재심의를 진행했으며 25일 “송유근 군의 논문이 박석재 연구위원의 2002년 논문과 중복된 부분이 많은데도 공식적으로 인용하지 않았다”며 표절이라고 판정, 논문 게재를 철회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송유근 군은 8세에 인하대 자연과학 계열에 입학, 최근 UST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해 내년 2월 만 18세3개월의 나이로 ‘국내 최연소 박사’를 앞두고 있었다.
UST는 “과학기술 연구·교육기관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학칙과 규정에 따라 향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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