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이하 한경연)은 26일 발표한 ‘디즈니사가 디즈니월드에 투자한 이유: 공공정책과 제도의 차이를 중심으로’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디즈니월드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집행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테마파크 방문객의 모든 소비활동이 영내에서 가능하도록 업종 구별없이 사업 영역을 영위하게 허용했던 정책·제도적 기반이었다며, 기업의 특정 업종에 대한 투자는 연관 업종으로부터의 수익까지 고려해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애너하임에 위치한 디즈니랜드의 운영 경험을 토대로 디즈니가 미국 올랜도에 위치한 디즈니월드의 건립을 추진하며 가장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사항이 호텔, 음식점, 소매업 등 다양한 업종의 사업이 가능한 대규모 부지의 확보와 사업 영역의 자유로운 확장에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는 정책·제도적 기반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대규모 부지확보와 사업영역의 자율성을 보장한 특별 자치구의 설립을 토대로 디즈니월드가 6개의 테마파크, 32개의 호텔, 5개의 골프장, 1개의 종합 스포츠 시설 등 전 세계에서 독보적인 종합 리조트로 발돋음할 수 있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실제로 디즈니월드의 연 방문객수는 2014년 기준 5500만명으로, 이는 롯데월드와 에버랜드의 방문객수를 합친 1500만명의 4배에 육박한다. 게다가 대다수의 디즈니월드 방문객은 5~10일 동안 내부 시설을 이용하며 디즈니월드를 즐기고 있어 방문객 1인당 경제적 효과는 최소 35배를 상회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한경연은 디즈니월드의 건립이 꾸준한 인구유입, 소득인상,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씨월드의 유치 등으로 이어져 올랜도의 지역활성화와 발전에도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올랜도와 함께 디즈니월드의 건립이 고려되었던 오스첼라 카운티의 경우 2014년 기준 인구가 31만명에 머물고 있으나 올랜도가 속한 오렌지 카운티의 인구는 1250만명으로 증가했고 2014년 기준 1인당 2만7000달러의 소득을 기록한 오스첼라 카운티와 비교해 오렌지 카운티의 소득은 1인당 3만800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또 디즈니월드의 건립은 유니버셜 스튜디오, 씨월드 등 유사 테마파크의 유치로 이어져 올랜도는 명실상부한 미국의 독보적 관광산업단지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
한경연은 디즈니월드의 대규모 투자가 가능했던 이유는 테마파크 방문객의 소비활동이 최대한 영내에서 이루어져 소위 테마파크의 긍정적 외부효과를 호텔, 음식점, 소매업 등 타 업종의 사업을 통해 내부화할 수 있도록 사업 영역의 자율성을 확보시켜준 정책・제도적 기반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와 같은 특정 업종에 대한 진입・허가 규제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는 연관 업종들을 망라하는 산업의 공동화 현상이며 기업의 투자는 투자의 대상 업종만이 아닌 연관 업종을 통한 수익 가능성까지 고려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윤상호 한경연 연구위원은 “잠실 롯데타워의 건립을 위해 약 3조70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게 만든 배경에는 호텔, 영화관, 아쿠라리룸, 백화점, 테마파크, 면세점 등 다양한 업종의 사업을 동시에 추진해 일본과 중국 관광객의 유치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최근에 결정된 잠실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연장의 불허가는 롯데타워에 대한 투자를 팥이 빠진 단팥빵으로 전락시켰다”고 주장했다.
윤 연구위원은 “이와 같은 사례가 대규모 투자를 가능케하는 미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사업의 불확실성을 증폭시켜 종내 기업의 대규모 투자활동을 위축시키는 효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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