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지난 1998년 부두 개장 이래 줄곧 2위를 지켰던 전남 광양항이 17년 만에 컨테이너 물동량이 3위 자리로 내려앉은데 이어 두 달 연속 인천항에 밀렸다.
해양수산부가 27일 발표한 '2015년 10월 전국 항만물동량'에 따르면 광양항 10월 컨테이너 물동량은 18만 7000TEU로 집계됐다.
이는 인천항의 21만4000TEU와 비교해 2만7000TEU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양항은 지난해 대비 1.1% 증가했으며, 인천항은 2.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처리한 컨테이너 누적 물동량도 광양항은 191만1000TEU인데 반해 인천항은 195만3000TEU를 기록하며 4만2000TEU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광양항은 1998년 부산항과 양항(Two-Port) 체제로 개항한 이래 지난 9월 처음으로 인천항에 2위 자리를 내줬으며 2달 연속 3위에 내려앉았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당장 올해 목표 물동량인 250만TEU 달성도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해에 광양항의 컨테이너화물 처리량은 233만8335TEU로 인천항의 233만4939TEU보다 3396TEU가 더 많아 간신히 국내 2위를 유지했다.
문제는 앞으로 광양항의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이다.
광양항은 경기 불황을 겪고 있는 EU 국가와 러시아 지역 등의 물량을 많이 취급하는데다 여수석유화학단지와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수출 감소로 화물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인천항은 주요 물량이 최근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베트남과 동남아시아, 중국 등의 수출입 화물을 취급 한다는 점에서 2위 항만의 입지를 굳힐 가능성이 크다. 3년 전 철수한 태국 국적 선사 RCL(Regional Container Lines)도 정기 컨테이너 노선 서비스를 최근 다시 개설했다.
여기에다 인천항은 서울 등 수도권과 운송시간이 1시간 거리인데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과도 가까워 수도권 수출입 화물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6월에 이어 내년 초 부분 개장하는 인천 신항 컨테이너 전용 터미널도 광양항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여수광양항만공사 관계자는 "광양항의 주요 취급 화물이 경기불황 등으로 수출에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당장 올해 목표 물동량 달성은 힘들 것으로 보이지만 다양한 마케팅으로 물량 확보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항의 지난 10월 컨테이너 물동량은 작년보다 1.5% 증가한 163만4000TEU를 기록,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교역량 감소세 속에서도 성장세를 유지했다. 환적물량도 86만8000TEU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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