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중국 하이난성(省) 하이커우(海口)시 국제회의전시센터에서 열린 '제16회 하이난 국제관광섬 환러제(歡樂節‧카니발)'는 제주도와 하이난, 나아가 한·중 양국 관광산업의 발전 및 교류 확대 가능성을 보여줬다.
행사에 참석한 하이난성관광위원회(海南省旅遊委) 천톄쥔(陳鐵軍) 부주임과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인터뷰를 통해 양국 관광산업이 나아갈 미래 방향을 제시했다. 경쟁보다 상생을 추구하되, 각자만의 개성과 강점을 살리는 차별화 전략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 하이난, 초대형 인프라로 관광개발 본격화
천 부주임은 "향후 하이난은 세계적 관광지가 될 것이다. 우리는 자신이 있다"는 말로 하이난 관광산업의 미래를 제시했다.
이는 '동방의 하와이'를 연상시키는 천혜의 자연경관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전개될 인프라 개발에 대한 정부차원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천 부주임에 따르면 현재 하이난 정부가 주력하는 관광산업 개발분야는 관광상품, 호텔, 교통, 면세점이다.
향후 하이난성은 골프장과 호텔, 온천, 음식, 민족문화 등을 연결한 '종합적 성격'의 관광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젊은층 관광객의 기호를 고려해 스포츠를 응용한 새로운 상품개발에도 나선다.
현재 하이난은 하이커우의 씨하이안(西海岸), 싼야(三亞)의 하이탕(海棠)만 등 해안주변 관광지와 호텔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하이난 전체에서 운영되는 글로벌 호텔은 70개까지 늘어났다.
천 부주임이 가장 힘줘 소개한 분야는 교통인프라 구축이다. 내년이면 동부와 서부 고속철이 모두 완공되면서 섬 전체 해안선을 잇는 시속 200km/h의 고속철도 관광노선이 생겨난다.
전세계 열대섬 중 세계 최초다. 특히 고속철이 통과하는 해안 관광노선의 풍광이 제일 아름다운 만큼, 다양한 관광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게 천 부주임의 설명이다.
또 천 부주임은 교통인프라를 연계한 '면세점 관광' 확대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싼야의 세계 최대 면세점과 하이커우 메이란(美蘭)공항 면세점의 경우 제2기 확장공사를 통해 향후 운영면적은 각각 20만㎡와 10만㎡ 이상 넓어질 전망이다. 현재 정부로부터 개발 비준을 받아낸 하이커우 관란후(观澜湖) 면세점도 건설이 예정됐다.
천 부주임은 러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한국인 관광객 유치 전략도 소개했다. 하이난은 내년부터 한국의 대형 항공사 및 여행사, 호텔과의 합작을 확대하고 항공과 배편 노선도 확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해 하이난을 찾은 입국 관광객은 연인원 60만명, 향후 3~4년간에는 연인원 100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며 특히, 올해 하이난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 수는 160% 이상(연인원 3만~4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천 부주임은 "하이난과 제주도는 서로에게 배워갈 수 있는 점이 많다"면서 "매년 '섬 관광 포럼' 등을 통해 의견을 교환하는 것을 비롯해 여행객간의 교류, 관광 상품 홍보에 있어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 '질적 성장'으로 승부해야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하이난을 규모면에서는 따라갈 수 없는 만큼, 질적인 관광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도지사는 "중국 정부가 고속철, 비행장, 크루즈항 구축 및 IT 바이오 관광콘텐츠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어, 규모나 속도면에서 배울 게 많다"면서 "하이난 방문을 통해 제주만의 개성과 매력을 고민해야 한다는 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은 일본을 겨냥해 양보다 품질면에서 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면서 "단 중국도 관광품질을 높이는 만큼, 제주도가 앞서지 않으면 묻힐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있다"고 전했다.
이에 원 도지사는 제주도가 가진 높은 환경보존율과 깨끗한 자연조건을 활용해 문화적 힐링 등의 고급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무료 공용 와이파이와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관광, 스마트에너지 기술 등을 활용하는 방향도 제시했다.
원 도지사는 "제주도와 하이난은 직접적인 경쟁보다 보완관계가 강하다"면서 "서로의 관광상품을 홍보하고, 크루즈항 직항편 보완을 통해 교류활동을 확대하는 등으로 협력할 여지가 많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