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내년에 한국을 찾는 크루즈 관광객 규모가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수용할 국제 부두가 부족해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크루즈선을 이용한 관광객은 올해 93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크루즈 관광 100만 시대를 열지 못했지만 짧은 시간에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게 정부의 평가다.
문제는 내년이다. 내년에는 우리나라를 모항으로 하는 국적선사도 출범한다. 크루즈 산업이 본격적으로 태동하는 시기인 셈이다.
1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내년 제주ㆍ부산ㆍ인천항 등에 기항(다른 국가에서 출발해 한국을 경유하는)할 크루즈선은 모두 830회, 150만명으로 전망된다. 이는 올해 429회, 93만명의 두 배 수치에 해당한다.
그러나 정부는 내년 두 배 이상 한국을 찾는 크루즈 관광객을 마냥 좋아할 수 없는 실정이다. 당장 800회 이상 기항하는 크루즈 선박을 수용할만한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크루즈 관광객이 선호하는 제주도 역시 8만톤급과 10만톤급 각각 1척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전부다.
제주도는 내년에 530회 크루즈 선박이 드나들 예정이다. 이는 내년 기항 예정인 크루즈 선박의 68.3%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해수부가 내년에 제주, 인천 등 3척을 수용할 부두를 공사 중이지만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는 이유다.
해수부 관계자는 “지난 2월 크루즈산업 육성법이 통과되면서 중국, 일본 등 동남아시아 국가를 상대로 많은 유치활동을 벌였는데 크루즈 접안시설이 부족해 수용 한계치를 넘을 공산이 크다”며 “계획된 부두 확장 공사 등을 조속히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관련 지자체의 적극적인 의지와 예산확보 등이 순조롭게 이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해수부가 크루즈 접안시설 확대를 서두르는 것은 아시아 크루즈 시장이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해 아시아 크루즈 관광객은 190만명으로 지난 2008년 이후 4배 이상 증가하는 등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대부분 아시아권 크루즈가 내년부터 제주, 부산, 인천 등을 기항지로 선택한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선호도가 높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한편 해수부가 계획한 크루즈선 접안시설은 내년까지 제부, 부산, 인천, 속초에 전용부두 5선석을 우선 완공하고 부산 동삼동 전용부두 1선석을 오는 2018년까지 8만톤급에서 22만톤급으로, 속초항 전용부두 2선석을 3만톤급에서 10만톤급으로 확대 추진을 검토 중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중국을 모항으로 두고 있는 3척의 크루즈는 모두 제주도를 기항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들어올 부두가 부족해 애를 먹고 있다”며 “해수부 뿐만 아니라 범 정부차원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크루즈 산업이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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