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처음으로 1%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12개월 만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저유가 효과'가 점차 약화하는 등 국제유가 하락폭이 둔화된 것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0% 상승했다.
그간 0%대 물가의 주된 요인은 국제유가의 하락세였다.
그러나 저유가로 인한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올해 4분기부터는 소비자물가가 1%대를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지난달에는 공공요금 등 서비스 부문 물가가 2.2%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1.23%포인트 끌어올렸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통계과장은 "국제유가 하락폭이 둔화된 것이 물가 상승폭 확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수도권 시내버스료 등 공공요금이 오르고 전세값 상승세가 이어진 것도 물가상승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2.4% 상승해 11개월 연속 2%대를 나타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2.7% 상승했다.
이는 2011년 12월(2.7%)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 폭이다.
생활물가는 0.1%의 낮은 상승률을 보였지만 채소, 과일, 어류 등 신선식품물가는 3.0% 올랐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아도 장을 보는 소비자들은 이를 피부로 느낄 수 없는 이유다.
품목별로 상승률을 보면 농축수산물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 상승했다.
양파값이 98.9% 급등했다. 파(42.7%), 마늘(35.0%), 국산 쇠고기(11.9%) 값도 큰 폭으로 올랐다.
풋고추(-29.6%), 토마토(-17.4%), 달걀(-7.3%), 혼식곡(-12.9%) 가격은 내렸다.
공업제품 가격은 보합세(0.0%)를 보였다.
공업제품 물가는 올해 2월부터 9개월 연속 마이너스 상승률을 보이다가 10개월 만에 이를 벗어났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여자외투(2.5%) 등 의류 가격이 상승하고 가방(22.9%), 믹서(27.8%), 모발 염색약(19.3%) 값이 오른 것이 영향을 미쳤다.
휘발유(-14.9%), 경유(-19.5%), 자동차용 LPG(-22.7%) 값은 내렸지만, 전월보다 하락 폭이 축소됐다.
전기·수도·가스는 7.1% 하락했다.
전세가격은 4.0%, 월세는 0.2% 올라 집세 전체로는 2.2% 올랐다.
공공서비스 가격은 2.0% 상승, 시내버스료(9.0%), 전철료(15.2%), 하수도료(14.4%) 등이 오른 영향을 받았다.
부동산중개수수료(-2.6%)는 하락했다.
개인서비스 가격도 2.1% 올랐다.
공동주택관리비(4.2%), 구내식당식사비(5.8%), 중학생 학원비(2.9%), 학교급식비(10.1%)도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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