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백악관이 테러 위협을 예방하기 위해 일정기간 무비자로 미국 방문이 가능한 비자면제프로그램(VWP)을 대대적으로 손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등 외신은 백악관이 VWP여행객을 대상으로 생체 정보 수집 등 보다 엄격한 신원조회 과정을 거치는 방침을 밝혔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백악관이 VWP 강화를 추진하는 것은 지난 13일 파리 테러 발생 뒤 테러 위협에 대한 우려가 증폭됐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정부는 시리아 난민으로 위장한 테러범보다는 IS의 훈련을 받은 유럽 국적자가 VWP로 미국에 들어 오는 것을 더 우려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시리아 난민이 미국에 입국하기 위해서는 18-24개월 간의 신원 조사를 거칠 만큼 입국 과정이 엄격하다. 그러나
VWP는 신원 조사가 느슨해 유럽 국적을 지닌 테러범이 이를 악용해 미국으로 입국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고민이다. 현재 프랑스나 영국 등 비자면제국에서는 매년 2000만명에 달하는 여행객이 미국을 방문한다.
더욱이나 지난 파리 테러범 중 대다수가 시리아를 방문해 IS의 훈련을 받은 유럽 국적자라는 점이 이번 조치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백악관은 여행객의 출입국 기록을 수집하고 더불어 여행객의 지문 등 생체 인식 정보를 수집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DHS에 여권이 확인되지 않은 여행객을 태운 항공사에 벌금을 물고 보안 칩이 내장된 여권을 모든 여행객이 사용하도록 제재를 가하는 권한도 부여할 계획이다.
백악관 대변인 조시 어니스트는 이번 변화를 통해서 “분실됐거나 훔친 여권으로 미국에 입국하려는 테러리스트들의 시도를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의회가 이 법안을 올 연말까지 통과하도록 재촉하겠다는 방침이다. 현 공화당 하원 대표 케빈 맥카시가 “올해 말안에 통과하겠다”고 의견을 밝힌 만큼 법안 통과는 수월할 것으로 예측된다. 맥카시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하원 의원 대다수가 모든 비자 면제국에 보안칩과 생체 정보가 부착된 전자 여권 발행을 의무토록 하는 것에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은 2008년 11월 이 프로그램에 처음 가입했다. 2011년과 2013년에 이어 올해 다시 VWP 가입이 연장됐으며 시한은 2017년 3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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