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바스켓 편입으로 전 세계에서 위안화에 대한 수요가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SDR 편입은 그 자체로 위안화가 준비통화가 되기 때문에 IMF 회원국들은 공적 외화자산에서 일부를 위안화로 보유하게 된다. SDR 바스켓 내 위안화의 비중이 10.92%임을 감안한다면, 10월 현재 글로벌 외환보유액 11조6000억 달러 가운데 1조2000억 달러(한화 약 1387조 원) 가량에 대한 신규 위안화 수요가 생기는 셈이다.
이는 현재 중국의 주식 및 채권시장 시가총액의 12%를 넘는 규모다. 위안화의 SDR 편입으로 글로벌 투자자금이 일시에 중국시장에 대거 유입되지는 않겠지만,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과 연기금, 국부펀드 등에서 위안화 자산 비중이 확대되게 된다.
위안화가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의 1.1%에서 5년후에는 5%대로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스탠더드차타드는 위안화 SDR 편입으로 각국 중앙은행의 자산 다변화 수요가 늘어나면서 2016년에는 850억 달러 상당의 위안화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에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1980년 9월에 16개 통화로 구성돼 있던 SDR 바스켓이 5개 통화로 축소됐다. 이 과정에서 존속된 일본 엔화는 준기축통화로 인정받아 SDR 비중이 높아졌다. 그 결과, 엔화 수요가 늘어났고 일본 경제는 호황을 누렸다.
중국 위안화 채권발생, 주식투자에 대한 외국인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기대와 달리 실제 자본유입 규모가 400억 달러(46조 원) 미만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새로운 SDR 바스켓의 적용시점이 내년 9월 30일이어서 남은 10개월에 걸쳐 포트폴리오 조정이 점진적으로 진행되면서 자본 흐름이 중국 당국의 기대 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위안화의 SDR 편입이 실제로 적용되는 시점부터 위안화 자금 수요가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중국 일반인들의 소비와 기업들의 투자에도 영향을 미친다. 장기적으로 중국인들은 위안화로 외국에서 관광, 쇼핑, 투자를 하거나 유리한 환율로 환전할 수 있게 된다. 롄핑(連平) 교통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 SDR 편입에 따라 갈수록 많은 국가가 위안화를 인정하고 수용하게 되는 한편 중국 관광객들의 국외 쇼핑, 관광 등 소비도 모두 용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를 누비는 유커(중국인 관광객)를 겨냥해 세계 각지 관광지에 위안화 환전소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 투자자들이 금융시장 개방에 따라 외국에 나가 부동산 투자에 나서기도 더욱 쉬워진다. 앞으로 중국인들이 국외 부동산 투자나 주식, 채권 투자가 수월해지고 직접 위안화로 외국 부동산을 사는 것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중국은 SDR 편입을 금융 개혁·개방의 촉매제로 삼아 2020년까지 자본거래의 자유화를 이룰 예정이다. 현재 3조1182억 위안 규모인 통화스와프 협정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왕타오(汪濤) UB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의 SDR 편입으로 위안화 표시의 주식이 전 세계 펀드자산 포트폴리오에서 필수적 구성자산이 될 것이기 때문에 주식시장에도 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 많은 역내 기구가 역외 대출 및 채권 발행에 참여하게 되고 역외 위안화 수단의 종류도 훨씬 풍부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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