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현재 전국에 2명뿐인 정규직 역학조사관이 올해 안에 89명으로 대폭 늘어난다.
행정자치부와 보건복지부는 1일 국무회의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보건복지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개정령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 전국의 역학조사관은 34명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정규직은 2명뿐이었다.
이들은 하루 20시간 이상의 격무에 시달렸고, 지친 역학조사관들의 조사가 지연될 때는 방역에도 허점이 노출됐다.
공중보건의사로 구성된 비정규직 역학조사관의 비전문성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역학조사관 수를 최소 89명 이상으로 대폭 늘리고 이들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30명은 자격이 있는 전문가로 새로 뽑고, 25명은 질병관리본부에서 방역·역학조사를 담당하던 공무원을 역학조사관으로 임명한다.
17개 시·도에서도 전문성 있는 역학조사관을 최소 34명 이상(시도별 2명 이상) 뽑아 배치할 계획이다.
방역 1차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에는 해외 신종 감염병의 유입을 철저히 막을 수 있게 검역관 15명을 증원하기로 했다.
이들은 메르스·에볼라 등의 발생 지역, 중동·아프리카에서 입국하는 승객의 체온 측정, 건강문진 등 정밀 검역을 맡는다.
이번 직제 개정은 9월1일 정부가 합동으로 발표한 '국가 방역체계 개편 방안'의 첫 단계로 시급한 현장 인력을 우선 증원한 것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앞으로 2단계 개편에서는 질병관리본부를 차관급으로 격상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과 연계, 질병관리본부를 국가 방역체계의 중추기관으로 개편할 계획이라고 정부는 덧붙였다.
정종섭 행자부 장관은 "역학조사관과 공항검역관의 전문성이 향상돼 감염병 예방, 원인 분석, 확산 차단 등이 체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메르스를 극복하면서 얻은 경험으로 전문가·현장 중심 감염병 대응체계를 마련하고 의료계와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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