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커피 전문점들의 신년 다이어리(일정수첩) 마케팅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업체들이 다이어리를 사은품 형식으로 내걸고 있지만, 다이어리를 받기 위해 구매해야 하는 제품의 수량을 높게 책정해 필요 이상의 소비를 조장한다는 지적이다.
커피 전문점의 다이어리를 얻으려면 커피나 식품을 일정량 이상 구입해야 한다. 때문에 다이어리 마케팅은 시즌 음료를 판매하기 위한 상술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업체들은 대부분 '시즌 음료 2~3회 포함' 이라는 조건을 달아 다이어리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다이어리를 얻기 위해서는 시즌 음료를 먹고 싶지 않아도 사먹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한 고객은 "친구가 다이어리를 받기 위해 시즌 음료를 먹길 강요해 구매했는데 맛이 없어 한 모금 마신 뒤 버렸다"고 말했다.
커피전문점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보통 다이어리 이벤트를 두달 진행하는데 9주로 계산해 일주일에 두번 커피를 마셨을때를 기준으로 17잔을 마시면 다이어리를 증정하게끔 책정했다"며 "필요 이상의 소비심리를 조장한다는 것은 오해"라고 말했다.
커피전문점 다이어리 열풍의 근원지인 스타벅스의 경우 토피 넛 라떼, 헤이즐넛 크런치 모카, 크리스마스 바닐라 티 라떼 등 크리스마스 음료 3잔을 포함한 총 17잔의 음료를 사야 다이어리를 증정한다.
제품을 가장 적게 사고 다이어리를 받을 수 있는 곳은 할리스커피다.
할리스는 시즌 음료 2잔을 포함해 총 7개의 메뉴를 사먹는 고객에게 다이어리를 증정한다. 다른 커피점과 달리 케이크도 구매 실적에 포함된다.
돈을 최소한으로 쓰면서 7가지 메뉴를 사려면 아메리카노(4100원) 5잔과 시즌 음료인 민트초코(5300원) 2잔을 사면 된다. 총 3만1100원이다. 다이어리를 직접 구입하면 2만7000원이 필요하다. 7가지 메뉴를 사먹었을 때와 4100원의 차이가 난다.
다이어리를 얻기 위해 총 17잔의 음료를 마셔야 하는 스타벅스의 경우 오늘의 커피 숏사이즈(3300원) 14잔과 가장 저렴한 겨울 음료 3잔을 사면 총 6만600원이 든다. 다이어리 금액인 2만7500원과는 3만3100원의 차이를 보인다.
엔제리너스커피는 겨울음료 3잔을 포함해 총 10잔의 음료를 사면 국내 일러스트 작가인 조니리빗의 색칠용 삽화가 포함된 다이어리를 제공한다.
아메리카노(4100원) 7잔과 가장 저렴한 신제품 오렌지 아메리카노(4500원) 겨울음료 3잔을 사면 총 4만2200원이다. 다이어리 직접 구매 금액인 9000원과 3만3200원의 차이가 난다.
엔제리너스커피 관계자는 "혹시 다이어리 마케팅을 불편하게 느끼는 고객들을 위해 합리적인 가격에 다이어리를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썸플레이스 다이어리는 겨울 음료 2잔을 포함해 총 15잔의 음료를 샀을 때 받을 수 있다.
아메리카노(4100원) 13잔과 최저가 겨울 음료 2잔을 사면 총 6만3300원으로, 다이어리 직접 구매가인 2만6000원보다 3만7300원이 비싸다.
투썸플레이스 다이어리는 속지만 교체하면 수년간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구성이 특징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