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물류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는? "오프라인 유통채널 전유물 뺏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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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0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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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김범석 대표, 사진제공-쿠팡]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자체 배송서비스인 '로켓배송'에 힘을 쏟는 데는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신선식품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제까지 신선식품은 배송비 문제가 있어 온라인 쇼핑에 침해를 받지 않았다. 자체적인 물류시스템을 구축할 만큼 온라인 쇼핑 업체들의 자본규모도 크지 않아 신선식품 취급 품목이 많지 않았다.

쿠팡도 아직은 신선식품과 대행 가정식 등의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한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물류 및 배송시스템 강화를 통해 본격적으로 신선식품 배송을 시작한 업체는 쿠팡이다.

1일 쿠팡에 따르면 지난 1~10월 신선식품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때보다 약 300% 증가했다. 같은 기간 티몬과 위메프가 신선식품 매출이 130~150% 가량 증가한 것에 비해 월등히 높은 증가율이다.

쿠팡은 지난 9월 농협중앙회 등과 손잡고 과일과 채소, 정육, 수산물, 건어물 등 신선식품 1500여 개 딜(거래)을 운영 중이다.

이남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의 물류 시스템 강화 이유는 신선식품을 포함한 식품 배송 품목을 확대하기 위한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며 "로켓배송 역시 궁극적으로 식품배송을 위한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의류나 잡화는 구매자들이 2~3일 기다릴 수 있지만 당장 저녁에 먹을 식품들은 최대한 빠르게 받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는 것. 쿠팡은 현재 전국 각지 당일 배송을 목표로 초대형 물류센터를 오는 2016년 18개, 2017년 21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2시간 이내 배송시스템 구축도 테스트를 시작한 상태다.

하지만 공식적으로는 김범석 쿠팡 대표가 당장은 신선식품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아직 쿠팡이 신선도가 생명인 신선식품을 취급할 만큼의 자체 물류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태동기를 맞은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과 일본의 소프트뱅크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은 시기가 맞닿은 상황에서 쿠팡이 단순히 고객서비스 만족만을 내세워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인 1조5000억원을 쏟아붓지는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내년 물류센터 확장 시 들어가는 연간 인건비만 3000억~4000억원이다. 현재 소셜커머스 시장 규모인 1조원 수준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일을 벌이고 있다"면서 "개화하고 있는 신선식품 시장에서의 성장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해외 시장은 이미 신선식품 배달 전쟁이 시작됐다. 포레스터리서치에 따르면 오는 2016년 미국의 온라인 식품 시장 규모는 2013년 대비 50% 증가한 2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2014년 미국 내에서 식음료 배달부분에 투자된 금액은 전년 대비 4배 증가한 10억 달러로 추정되며 올해 1분기에만 5억 달러가 투자됐다. 미국은 현재 아마존이 설립한 자회사 아마존프레쉬를 중심으로 한 맞춤형 쇼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월마트도 배송 시스템을 확장하며 비슷한 전략을 보이고 있다.

이 연구원은 "쿠팡도 향후 물류시스템의 개발로 인해 의류, 가전, 생필품보다는 신선식품을 포함한 식료품 시장에 뛰어들어 기존 유통업체들이 시도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도로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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