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비준 이후] 섬유산업계 위축 불가피…“개성공단 내 中企 전용 섬유클러스터 조성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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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0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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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소기업중앙회, 사전 수요조사 결과 발표

  • 값싼 노동력 메리트…불안한 남북관계 변수

[국내 섬유산업 전망]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체결로 국내 섬유산업계의 위축이 우려되는 가운데 북한 내 중소기업 전용 섬유클러스터 조성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클러스터는 유사 업종에서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기업·기관들이 한곳에 모여 있는 걸 말한다.

1일 중소기업중앙회는 섬유 중소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북한 내 중소기업 전용 섬유클러스터 조성 사전 수요조사’를 실시한 결과, 섬유 중소기업의 58.7%가 국내 섬유산업 발전을 위해 북한과의 경제협력이 도움을 줄 것으로 응답했다고 밝혔다.

섬유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원사·원단부터 의류봉제까지 모든 섬유산업이 집결돼 물류비용 절약 등 가격경쟁력이 좋아져 중국의 저가공세를 막아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섬유·패션 산업은 남북경협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는 점에서 실현 여부가 주목된다. 현재 개성공단 입주 123개 업체 중 절반 이상인 73개 업체가 섬유·패션 관련 기업들이다.

수요조사에서 중국 청도공단이나 베트남의 탄투언공단과 유사하거나 나은 조건으로 북한에 조성될 경우, ‘참여 의사가 있다’고 밝힌 기업은 40%로 집계됐다.

남북경협을 한 경험이 있는 기업들은 무려 84.6%가 섬유산업 발전을 위해 북한과의 경제협력이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으며, 섬유클러스터 참여의향은 64.1%에 달했다.

북한 내 중기전용 섬유클러스터 조성시 지리상 가장 적합한 지역으로는 72.3%가 개성을 선택했다. 해주(11.3%), 평양(4.0%), 신의주, 원산, 나진·선봉(이상 2.0%) 등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희건 경기개성공단기업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섬유클러스터 조성에 대해 “만들어지기만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침체된 섬유산업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이사장은 “개성공단의 인건비가 매년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서 10년 후에 생기면 실익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인건비에 대한 메리트를 느낄 수 있을 때 하루 빨리 조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북한 내 중기전용 섬유클러스터 조성 시 참여할 의향이 있는 기업들은 북한의 저렴한 인건비 활용에 기대감가 컸다. 응답자(복수응답)의 75.8%가 클러스터 입주의 기대효과로 저렴한 인건비를 꼽았고 국내의 고임금·인력난·부지난 해결(44.2%)도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했다.

또한 과반 이상인 57.3%의 섬유 중소기업들은 북한에 중기전용 섬유클러스터가 조성되기 위해서는 북한의 불안한 정치상황과 남북관계 경색을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식했다.

전력·용수·통신 등 인프라 구축(44.3%), 클러스터 시설자금 저리 대출(26.7%), 입주기업에 대한 세제혜택 강화(25.3%) 등도 북한 내 중기전용 섬유클러스터 조성 시 필요한 정부지원 대책으로 인식했다.

한재권 중기중앙회 섬유산업위원회 위원장은 “섬유 중소기업들은 대외적으로는 한·중 FTA로 힘들고 대내적으로는 극심한 내수부진과 인력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통해 침체된 섬유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의 대안으로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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