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기축통화 중장기 전략 마련해야

SDR 편입 단기 충격 적어…달러화 의존도 낮춰 긍정 효과도

정부, 원-위안화 직거래로 원화 국제화 모색

아주경제 배군득·김선국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가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 편입을 결정하면서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정부 들어 중국과 동반자 모드에 돌입한 시점에서 위안화의 국제화는 한국 경제에 적잖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 경제도 위안화 세계화를 대비한 중장기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단순히 중국 시장 공략에서 벗어나 중국 의존도를 낮출수 있는 방안까지 포괄적인 생존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위안화가 SDR에 편입돼도 당장 한국경제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다만 미국 달러, 유럽연합 유로 등과 대등하게 세계 통화권을 형성하게 되면 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통화 구조가 크게 바뀔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리 정부도 위안화 국제화를 두고 신중한 입장이다. 지난해 12월 개장한 원-위안화 직거래 장터가 적절한 시기에 체결됐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도 통과된 만큼 현재로서는 위안화 국제화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경제 움직임이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향후 대중국 정책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공감대는 형성된 모습이다.

정부 한 고위관계자는 “중국의 최근 행보는 지난 10년간 비춰볼 때 상당히 공격적이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나 FTA, 신창타이 정책 등은 중국이 저성장을 탈출할 수 있는 돌파구를 찾은 것”이라며 “그동안 정부에서 추진하던 중국과 관련된 정책이 상당수 보완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경제와 밀접한 관계라는 점에서 위안화 국제화를 단순히 바라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원-위안화 직거래 장터가 순조로운 흐름을 보이고 있어 당장 대책을 마련하기보다 경제 흐름을 주시하며 단계적인 대안 마련에 우선순위를 둘 계획이다.

전문가들도 위안화 SDR 편입은 중장기적인 이슈라며 지금까지 기업간 거래 등이 활발히 진행된 만큼 단기적 충격은 적다고 입을 모은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위안화 SDR 편입은 중장기적인 이슈다. 위안화 약세의 단기적 흐름을 반전시키기는 어렵다”며 “위안화 SDR 편입이 중국 실물경제에 큰 변수는 아니기 때문에 통화정책 변화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실장은 그러나 “장기적으로 위안화 가치가 높아지면 우리나라는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며 “더구나 중국과 통화스와프까지 체결한 상황에서 외환 건전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 정부는 원-위안화 직거래 장터를 시작으로 원화 국제화에 시동을 걸 계획이다. 그동안 정부가 원화 국제화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사실상 접은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내년부터 해외에서 비거주자가 자본거래 목적의 원화 거래를 제한하는 현행 외국환 거래 규정이 수정된다. 해외에서도 원화를 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정부가 원화 국제화를 막은 것은 중소형·개방형인 한국 경제 특성상 국제화 이점보다는 위험 요소가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자본 변동이 큰 우리나라 금융시장에서 원화가 환투기 세력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원화 국제화의 걸림돌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