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3일 서울 여의도에서 선사 간담회를 주재, 장기 시황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운업계를 만나 자발적 구조조정을 통한 해운업계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는 석태수 한진해운 사장과 이백훈 현대상선 사장 및 흥아해운 등 한국선주협회 소속 20여개 선사 사장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김 장관은 "외국의 글로벌 선사들 역시 불황 극복을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만큼 국적 선사들도 비경제선 매각, 다단계 용대선 정리 등을 통해 시황에 슬기롭게 대처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 장관은 "정부도 불황기 안정적 선박 발주와 유동성 확보를 지원하는 금융 안전망 구축이 가능하도록 금융권과 적극적인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약속했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달 기자 간담회에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합병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일도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새로운 형태의 펀드를 조성해 초대형 선박을 발주하고 펀드가 선박의 소유권을 갖되 국적 선사에 용선해 주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선사간담회에서 김 장관은 원가 이하의 '덤핑운임'이 컨테이너 운송시장을 비정상적으로 만들기에 내년부터는 운임공표제를 철저히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선사 대표들은 "해운업이 위기인 만큼 스스로 다양한 자구책을 추진하겠지만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해운업계에서는 '정부가 조선업계는 돕고 해운업계는 외면하느냐'는 불만이 크다.
선사 대표들은 김 장관이 해운항만청 사무관을 시작으로 30여년간 해양과 항만 분야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전문가인 만큼 해운업에 대한 이해가 크다고 보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선사들은 위기 극복을 위해 금융권의 긴급 유동성 지원과 함께 초대형 컨테이너선 확보, 노후선박 교체 등으로 근본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선종별·업종별 업황에 따른 선박 확보 지원을 요청했다.
선주협회 관계자는 "무엇보다 단기유동성 지원이 시급하고 해운업계는 선박 구입으로 부채비율이 높은 특성이 있음에도 신용평가시 다른 업종과 같은 잣대를 대는 것은 문제라고 장관께 말씀드렸다"며 "부산신항에 근거리 컨테이너 정기선을 위한 전용 터미널 신설도 건의했다"고 말했다.
박경철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은 "불황 극복을 위해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 데 의미가 있다"며 "오늘 나온 해운업계의 건의사항은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