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 기업들은 왜 볼펜 하나를 제대로 못만드나?"
4일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이달 중순 개최 예정인 중앙경제공작회의에 앞서 열린 전문가 좌담회에서 하이테크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볼펜 사례를 들었다. 리 총리는 중국이 매년 380억개의 볼펜을 생산, 세계 수요의 80%를 충당하지만 볼펜심과 잉크의 90%를 일본, 독일, 스위스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중국에 3000여개가 넘는 볼펜 회사들이 있지만 핵심기술인 볼펜심과 잉크를 만드는 기술은 없다는 것.
리 총리는 "현재 중국이 직면한 현실이 그러하다"면서 "우리는 부드럽게 쓰여지는 기능을 가진 볼펜을 만들 수 없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국내 기업들이 하이테크 제품 수요를 충족하려면 기술 혁신과 업그레이드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경제가 하이테크와 서비스 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는 과정에서 험난한 시기를 겪고 있다는 진단도 덧붙였다.
리 총리는 전통산업의 과잉설비 해소가 시급하다면서 철강산업 사례를 들어 중국이 한해 생산하는 철강제품 8억t 가운데 절반이 건설경기 후퇴로 남아돌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리 총리는 현재 최악의 실적을 내는 철강과 석탄산업 등 전통산업의 과잉설비 해소와 혈세에 기대 생명을 연장하는 좀비 기업 처리가 시급하다고 말해 향후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이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중국은 내년 중국 거시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이달 중순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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