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임헌문 사장, 황창규 회장, 구현모 부사장]
업계에서는 안정화 기조 속 KT 연말 인사가 소폭에 그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황 회장은 임기 1년여를 앞두고 신성장·글로벌 사업에 집중할 2개의 총괄을 신설해 측근인사로 분류되는 임헌문 사장과 구현모 부사장을 내세워 권한을 위임하고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특히 실적이 부진했던 임원은 과감히 교체했고, 조직 활력과 성장을 위한 역동성 확보를 위해 신규임원을 대거 발탁했다. 황 회장 임기는 오는 2017년 정기주총일까지다.
◆ 내년도 경영 밑그림 측근 인사 대거 중용
무엇보다 매스총괄 자리에는 임헌문 사장을 앉혔다. 임 사장은 이석채 회장 시절에 KT를 떠났던 인물로 황 회장이 직접 KT로 데려왔던 인물이다. 특히 KT는 이번에 사장 직급까지 만든 후 승진을 통해 임 사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경영지원총괄 자리에는 2014년부터 2년간 황 회장 비서실장을 맡았던 구현모 부사장이 임명됐다. 구현모 총괄은 주로 기업전략 업무를 담당해 왔으며, 경영기획부문장도 겸임한다.
황 회장의 비서실장에는 K뱅크 추진 테스크포스(TF)장인 김인회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임명됐다. 김 부사장은 인터넷전문은행 경쟁에서 카카오 TF의 30% 수준 인력으로 예비사업자로 선정됐고, 경쟁사인 SK텔레콤을 따돌리고 사업권을 따내는 공을 세웠다.
특히 김 부사장은 KT에 들어오기 전 삼성전자에서 경영기획팀 상무를 지낸 바 있어 삼성전자 출신인 황 회장과는 오랜 인연이다.
이와 함께 삼성 출신인 윤종진 상무도 이번에 전무로 승진해 홍보실을 이끌게 됐다. 이에 자회사를 포함한 그룹 홍보 총괄 기능을 홍보실로 통합하면서 본격적인 그룹의 홍보 컨트롤타워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에 KT는 사장 승진 1명, 부사장 승진 5명, 전무 승진 9명, 상무 승진 23명 등 총 38명의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전년보다 신임 상무 승진자는 14명에서 23명으로 대폭 확대했고 임원 평균 연령도 52세에서 50세로 2세 낮아졌다.
◆ 고개 드는 조직 슬림화, 부정적 내부기류는 과제
황창규 KT 회장의 이번 대규모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두고 내부 기류가 썩 좋지만은 않다.
인사 전부터 KT가 일부 계열사를 중심으로 임직원의 상여금을 줄이는 등 인력 재편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KT 직원들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 KT는 스카이라이프 복리후생비를 임원의 경우 50% 삭감하고, 팀장급 이상 직원은 10~30% 줄이는 등 올해 주요 계열사의 임직원 상여금을 대폭 줄였다.
KT 관계자는 "조만간 희망퇴직을 받을 것이란 얘기가 있다. 설사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직원들 허리띠는 졸라맬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황 회장이 임기를 1년여 앞두고 기존 예상과는 다르게 측근들을 주요 보직에 앉히면서 제 2도약을 염두에 둔 친정체제 구축이라는 시각도 강하다.
황 회장은 지난 2년여간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조절과 주요 자회사 매각 등 그룹 슬림화 작업으로 이익 안정화 기조를 정착시켰다. 다만 아직은 구체적인 성과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남아 황 회장의 광폭 행보에 대해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KT 측은 "이번 임원 인사는 인적 쇄신과 함께 시장선도에 기여한 인재를 우선한다는 원칙에 의해 이뤄졌다. 또 황 회장이 취임 이래 강조한 임파워먼트를 실천하고, 신성장사업 추진에 필요한 인재를 중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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