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 결혼 사실 숨긴 남편…법원 "혼인 무효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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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06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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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 7번이나 거짓 결혼을 한 사실을 숨긴 남편을 상대로 혼인 무효 소송을 낸 아내가 승소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1부(재판장 민유숙)는 "남편이 돈을 목적으로 나와 결혼했다"며 A(38·여)씨가 남편 B(45)씨를 상대로 낸 혼인 무효 청구 항소심에서 기각한 1심을 깨고 무효 판결을 내렸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2013년 초 인터넷을 통해 세계적인 외국계 투자은행에 다닌다고 한 B씨를 만나 그해 6월 혼인 신고를 했다.

결혼식 준비 당시 남편은 바쁘다는 핑계로 돕지 않았으나 A씨는 이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혼 후에도 연락이 끊기고 집에 들어오지 않았던 B씨는 "간 질환을 앓고 있다"면서 A씨에게 돈을 요구했다.

B씨는 A씨가 돈이 없다며 이를 거부하자 폭언을 일삼았고 결혼 후 3개월 뒤 완전히 연락을 두절했다.

그러던 중 A씨는 남편이 일방적으로 보낸 이혼 소송 서류를 받게 됐고 소송 준비를 위해 B씨의 서류를 뗐다.

A씨는 해당 서류에서 남편이 과거 5번의 이혼과 2번의 혼인 무효 전력이 있다는 점을 발견하고서는 "결혼을 아예 무효로 돌리고 위자료를 달라"며 맞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함께 혼인 신고를 한 만큼 본인도 혼인 의사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며 남편의 이혼 청구를 기각한 동시에 A씨의 무효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A씨는 남편이 4년 전에도 인터넷으로 만난 여성과 한 달 만에 결혼해 1억8000만원을 빼앗은 점, 외국계 증권사를 다닌다고 거짓말을 한 점을 들어 남편이 돈을 목적으로 자기와 결혼했다고 주장했다.

2심은 "함께 혼인신고를 했지만 A씨는 남편의 의도를 알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남편에게는 참다운 부부관계를 하고자 했던 의사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남편으로부터 실제 재산 피해를 본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A씨가 요구한 위자료 2000만원 중 500만원만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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