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IS의 심장은 시리아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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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0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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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오늘은 우리가 운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기억해라, 우리는 단 한 번만 운이 좋으면 되지만 당신은 항상 운이 좋아야한다는 것을'

1984년 브링스톤 호텔 폭탄 테러 뒤 아일랜드공화군(IRA)은 이같은 섬뜩한 경고를 남겼다. 마거릿 대처의 암살에는 실패했지만, 언제든 다시 테러를 일으킬 것이라는 위협이었다. 지난달 13일의 금요일 130여명에 달하는 무고한 시민이 목숨을 잃었던 파리 테러이후, 많은 이들은 예전 IRA의 경고를 다시 떠올렸다. 커피숍에서, 공연장에서, 축구장에서 일상을 즐기던 시민들이 일순간 테러의 희생자가 됐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장소와 시간이었다. 

한 달이 지나가지만, 파리에서 시작된 테러의 공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아프리카 말리의 호텔에서도 무고한 관광객들이 테러로 목숨을 잃었으며,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연말 축제를 즐기던 미국 캘리포니아 소도시 시민들은 총격에 스려졌다. 그야말로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선 매순간 운이 좋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처럼 IS가 세계적인 위협으로 부상하면서 프랑스를 선두로 러시아, 미국, 영국은 시리아 폭격을 강화했다. 핵심 타깃은 IS의 심장으로 불리는 락까다. 그러나 과연 시리아 상공에 쏟아지는 수많은 폭탄이 IS의 테러를 사라지게 할 수 있을까? 

최근 미국 샌버나디노에서 벌어진 총기난사 사건에 비춰볼 때 답은 부정적이다. 14명의 사망자를 낸 이번 범죄는  '외로운 늑대형' 테러다. 인터넷을 통해 IS의 추종자가 된 이들이 자발적으로 살상을 저지른 것이다.  IS의 메시지가 설득력을 가지고 널리 받아들여지는 이상, 제 2, 제 3의 샌버나디노 참사는 전세계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6개월된 딸을 둔 20대 부부가 IS의 전사로 돌변한 이유는 무엇인지,  프랑스 작은 마을의 청년은 자살폭탄 조끼를 입고 파리시내 한 복판에 선 이유는 무엇인지 알기 전에는 이 전쟁이 승리하기는 힘들어보인다. 세계를 뒤흔드는 IS의 심장은 그들의 메시지 안에 있을 뿐, 폭격이 계속되는 락까에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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