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조선산업 위기, 철도산업 남말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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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0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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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윤정훈 기자]


지난달 현대로템 출장으로 경남 창원을 다녀왔다. 서울에서 만나는 기업 관계자도 '경기가 안 좋다'고 앓는 소리를 하지만, 지방의 공기는 더욱 심각했다.

지역경제를 받쳐주던 조선업과 기계업의 불황이 이어지며, 심각성이 피부로 와 닿았다. 밤이면 많은 직장인이 몰려 회포를 풀던 창원 상남동 일대는 예년과 달리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이날 만난 모 기업의 관계자는 "STX조선해양은 주임과 대리를 막론하고, 30%의 인원을 감축한다"고 전했다. 또 창원의 2차 협력업체에 종사하는 관계자는 "최근 일거리가 줄며 내년이면 회사를 나와야 할 것 같다"고 힘든 말을 토해냈다.

현대로템의 철도간담회에서는 철도 해외수주가 힘들면 내후년에는 공장 가동률이 20%대로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주산업의 특성상 현재는 남아있는 수주로 버티지만, 계속적인 수주가 이어지지 않으면, 실제 위기가 왔을때 손쓸 방도조차 없게 되는 것이다.

실제 현대로템의 철도부문 해외수주액은 올해 800억원에 불과하며, 3분기까지 철도부문은 영업손실은 170억원이다. 가장 큰 이유는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저가 수주를 하는 중국업체 때문이다.

국가별로 철도는 기간산업으로 보고 진입장벽을 강화하고 있지만, 국내의 정부기관 발주는 국제 공개경쟁 입찰로 진행된다. 중국을 비롯해 프랑스와 미국, 캐나다 등은 해외철도 수출을 위해 전폭적인 금융지원과 보증, 현지화 규정을 갖췄지만 국내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8년간 정부와 현대로템이 연구를 통해 만든 고속철 ‘해무’는 달릴 곳이 없어 시험운전만 계속하고 있다. 국내 발주성적이 없는 상황에서, 고속철 해외수주는 입찰자격도 주어지지 않다.

해외수주에 힘을 실어주지 못하면 적어도 안정적인 내수시장 확보를 위해 힘써 달라는 것이 업계 입장이다.

조선산업이 최근 큰 불황에 시달리면서 경기침체를 가속하고 있다. 철도산업도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다. 아프면 그제야 돌보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잘 돌보는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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