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국산차, 판매 급증…‘국적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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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0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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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QM3.[사진=르노삼성 제공]


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국내 완성차업체가 판매하는 해외 생산 승용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의 쉐보레 임팔라와 르노삼성 QM3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임팔라는 11월까지 4214대, QM3는 2만1542대가 판매됐다. 임팔라의 판매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 말리부 판매실적에 육박하며, QM3 판매는 전년 대비 44.9%나 늘어난 것이다.

문제는 이들 차종의 ‘국적’이 모호하다는 데 있다. 임팔라는 미국에서, QM3는 스페인에서 수입되지만 국내 완성차업체가 판매한다는 이유로 국산차 판매 통계에 잡히고 있다. 반면 GM 계열의 캐딜락은 수입차로 분류되고 있으며,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닛산과 인피니티 역시 수입차로 분류된다.

명백한 수입차가 국산차로 둔갑할 경우 수입업체로서는 득이 많다. 우선 보험수가 적용에서 혜택을 받는다. 수입 초기에는 수입차에 준하는 수가를 적용하는 보험회사들이 많지만, 부품 단가나 AS망 이용에서 기존 국산차와 큰 차이가 없는 경우 국산차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한국에서 생산할 때보다 적은 투자비용으로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도 수입업체로서는 매력적이다. 르노삼성 고위 관계자는 “QM3의 경우는 한국에서 생산하는 게 오히려 손해”라며 “스페인 공장 근로자들이 비교적 낮은 임금을 감내하며 물량을 유지하려 하기 때문에 수입해서 판매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

반면에 이 차를 구매하는 수요자들은 ‘물 건너온 차’라는 사실에 기존 국산차와 다른 호감과 만족도를 나타낸다. 실제로 QM3를 구매하는 이들의 상당수는 독일차 등 수입차로 넘어가려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차라는 점에 이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렇게 수입되어 국산차로 둔갑하는 차가 늘어갈 경우 국내 투자가 위축될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 큰 투자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영업에 지장이 없을 경우 한국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직접 수입하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의 경우는 내년도에 탈리스만과 신형 SUV 등 두 차종을 부산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QM3 이후로 도입이 유력한 차종은 르노의 미니밴 ‘에스파스’다. 르노삼성이 미니밴을 국내에서 생산한 적이 없지만, 국내 미니밴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 판매 가능성이 높다. 르노삼성 박동훈 부사장도 여러 차례에 걸쳐 에스파스의 도입 가능성을 밝힌 바 있다.

한국GM은 쉐보레 신형 콜벳(C7)의 도입을 검토한 바 있으나 국내 인증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한국GM은 과거 구형 콜벳(C6)을 들여와 판매했고, 오펠 GT/새턴 스카이를 들여와 ‘G2X’라는 이름으로 판매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국수입차협회 윤대성 전무는 “국산차업체가 수입하는 모델의 통계는 수입차로 잡혀야 마땅하다. 일본에서는 같은 경우 수입차로 잡힌다”고 지적했다. 수입차업계와 보험업계의 시각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향후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수입 모델을 확대할 경우 ‘국적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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