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균 "당장 못나가"…경찰 조계사에 영장집행 요청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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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07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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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계사 신도들과 마찰 재발 가능성…경찰 "강제 진입 지금은 검토안해"

6일 오후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은신중인 서울 종로구 조계사 관음전 앞에 경찰병력이 차량 검문검색을 실시하고 있다.[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퇴거 요청시한을 넘긴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7일 "조계사를 당분간 나갈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도회는 물론 경찰의 압박 수위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날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한 위원장은 민주노총 관계자들의 대독형식을 통한 성명에서 "너무나 죄송하지만 지금 당장 나가지 못하는 중생의 입장과 처지를 헤아려 주십시오"라면서 "노동개악을 막아야 한다는 2000만 노동자의 소명을 차마 저버릴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찰에게도 "노동개악이 중단될 경우 저는 화쟁위 도법스님과 함께 출두할 것이며, 절대로 다른 곳으로 피신하지 않을 것"이라며 "신도들이 일상으로 돌아가고 청정도량이 될 수 있도록 조계사 내외 경찰병력의 철수를 요청합니다"라고 당부했다.

앞서 신도회는 2차 민중총궐기 날짜를 배려, 한 위원장의 퇴거 시한을 6일로 잡고 그가 스스로 조계사에서 나갈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한 위원장은 5일 2차 집회 이후 조계종 화쟁위원회와 가진 여러차례 면담에서 거취에 관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조계종 화쟁위원회와 한 위원장은 5일 밤 두차례 면담 이후 신도들이 정한 퇴거 시한 30분 전인 6일 오후 11시 30분과 7일 오전 3시 40분께 두차례 만나서 논의했으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은 집회가 평화적으로 마무리됐고, 노동법 개정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진 만큼 스스로 걸어나갈 명분이 마련됐다고 설득했지만 한 위원장은 "정부의 노동개악이 무산될 때까지 투쟁을 계속해야 한다"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그의 피신에 반발하고 있는 조계사 신도회와 갈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이 조계사로 피신한 것은 지난달 16일로, 이날 22일째에 접어들었다.

지난달 30일 한 위원장 퇴거를 강하게 주장했던 박준 조계사 신도회 부회장은 6일 오후 "오늘까지 인내하겠다고 했으니 일단 지켜보겠다"면서 "한 위원장이 나가지 않는다면 최악의 경우 지난번과 같은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경찰은 한 위원장이 당분간 퇴거 의사가 없다고 판단, 그의 검거를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조계사 쪽에 공식적으로 영장 집행을 하겠다고 요청한다든지, 물밑으로 조율을 하는 등 여러 방안이 있다"며 "조계종과 민노총에서 오늘 한 위원장의 거취에 대해 논의하는 것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은 조계사 경내로 강제진입을 하는 것에 대해 아직까지는 검토하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며 필요할 시 단계를 밟아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노총도 여러 차례 성명과 기자회견을 통해 경찰이 은신 중인 한 위원장을 체포하기 위해 조계사에 진입할 시 총파업 및 총력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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