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일본의 우익 역사학자 50여 명이 미국 교과서에 실린 일본군 위안부 관련 설명을 수정하라는 취지로 미국 역사 학회지에 서한을 게재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야마시타 에이지 오사카 시립대 교수 등 일본 우익 역사학자 52명은 미국 역사협회(AHA)가 발간하는 학회지 '역사에 대한 전망' 12월호에 <’일본 역사가들과 함께 서서'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서한을 실었다. '일본 역사가들과 함께 서서'는 미국 교과서 내용을 수정해달라는 일본 정부의 요구에 대해 AHA 소속 역사학자 20여 명이 이에 반박하며 지난 2월 발표한 집단성명이다.
이번 서한은 '편집자에게 보내는 글' 섹션에 실렸지만 다수 역사학자가 미국 맥그로힐 출판사가 펴낸 역사교과서에 담긴 위안부 관련 기술을 수정하라고 공개 요구한 것이어서 사실상 집단 반박의 성격을 띠고 있다. 맥그로힐 출판사는 허버트 지글러 하와이대 교수가 집필한 미국 공립 고등학교 세계사 교과서에서 위안부와 관련한 일본군의 전쟁 범죄를 소개하고 있다.
일본 우익 역사학자들은 이 세계사 교과서 내용에 대해 "위안부와 관련한 설명 중 2개 문단 26개 줄에서 8개의 명백한 사실적 오류가 발견됐다"며 강변했다. 이런 행동은 그들이 최근 미국의 학자와 전문가들을 상대로 위안부와 관련한 역사적 사실을 전면 부정하는 서적들을 무차별적으로 살포하고 있는 움직임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역사학자들의 집단성명을 끌어낸 알렉시스 더든 미국 코네티컷대 교수는 "일본 학자들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맞지 않다"며 "만일 주일 미국대사가 외교관 3명을 다양한 교과서 출판업자들에게 보내서 일본 역사교과서들이 진주만 공격을 어떻게 묘사하고 있는지를 따져본다고 생각해보라"고 반문했다.
더든 교수를 비롯한 미국 역사학자 14명은 같은 학회지에서 미국 교과서 내용의 수정을 요구하는 일본 우익의 입장을 옹호하고 있는 쿠마가이 나오코 일본 국제대 교수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글을 싣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위안부 관련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려는 일본 우익의 움직임이 노골화되고 있는 만큼 한국도 좀 더 적극적인 대응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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