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올해 중국 기업간 인수합병(M&A) 열기가 뜨거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당국이 증시 부양과 안정차원에서 상장사간 합병을 장려하면서 상장사 M&A가 급증했다.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는 중국 시장정보업체 WIND의 통계를 인용해 2015년 들어 중국 기업간 M&A가 무려 4665건에 달했으며 그 규모도 2조6488억 위안(약 473조원)에 육박했다고 7일 전했다. 특히 2분기에 추진된 M&A 규모만 8576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129.25%나 껑충 뛰었다.
올해 중국 기업간 M&A 규모가 급증한 것은 상장사간의 통합이 이례적으로 늘어난 때문으로 파악됐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에 따르면 올 들어 9월 말까지 상장사 M&A는 총 1910건으로 거래 규모는 1조4600억 위안에 육박했다.
증감회 상장부의 어우양쩌화(毆陽澤華) 주임은 최근 "10월까지 상장사 M&A 거래규모가 1조5700억 위안에 달했고 올해 2조 위안을 넘어설 전망"이라며 "동종업계의 다운스트림 기업을 흡수하거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벤처기업 간 통합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추세는 기업간 통합으로 경영효율과 경쟁력을 높이고 증시 자금 분산을 줄여 경기와 증시를 동시에 부양하려는 당국의 입김과 연관이 있다.
중국 당국은 국유기업 개혁 추진을 선언하고 동종업계 거대 국유기업간 통합을 추진하고 또 상장사간 M&A를 위한 지원책을 내놓으며 인수·합병을 장려하고 있다.
지난 8월 31일에는 중국 재정부, 증감회, 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 국유자산관리위원회 등 4개 부처가 상장사 합병 구조조정과 현금배당, 자사주 매입 등을 유도하는 지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금 및 주식·자산교환은 물론 전환사채 등으로 대금지급 수단을 다양화하고 은행권이 자금대출, 종합 신용공여 등을 제공, 융자를 쉽게 해 상장사간 M&A를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증감회의 상장사 M&A 승인 절차도 간소화해 소모 시간을 단축했다. 지난 10월 증감회는 총 4곳 상장사의 M&A를 승인했는데 신청에서 승인까지 걸린 시간이 모두 한 달을 넘지 않았다. 과거에는 보통 두 달에서 길게는 100일 이상, 150일이 걸리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이처럼 중국 상장사 M&A가 급증하자 일각에서는 '거품' 우려도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유행처럼 릴레이식 M&A가 진행되면서 능력미달 기업까지 M&A 시장에 뛰어들 수 있게됐다는 우려다. 거품이 커질 경우 당초 의도와 달리 M&A 열기가 중국 증시와 경제 펀더멘털을 오히려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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