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집단폐렴, 실험실 사료서 증식한 병원체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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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0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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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자료사진]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보건당국이 지난 10월 건국대학교 동물생명과학대학에서 발생한 집단 폐렴의 원인으로 '실험실 내 사료'에서 증식한 병원체를 지목했다. 환자의 검체와 실험실에서 곰팡이와 유사한 세균인 '방선균'이 검출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병원체의 감염 양상이 기존 사례와 달라 정확한 원인 분석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와 민간역학조사자문단은 8일 "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 사료와 실험실 환경, 환자의 검체에서 방선균으로 추정되는 미생물이 관찰됐다"며 "질환의 임상적 소견과 병원체 검사 결과에 따라 방선균을 의심 병원체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선균은 토양, 식물체 등에서 발견되는 균이다. 끝에 포자가 있어서 형태가 곰팡이와 비슷하며 노출이 많은 환경에서 과민성폐장염을 일으킨다고 알려졌다.

방선균의 인체 감염은 지금까지 국내 보고 사례가 없었다. 기존에 알려진 방선균에 의한 호흡기 질환은 알레르기 면역반응이지만 이번 사례는 감염에 의한 염증이어서 그간 학계에 알려진 일반적인 감염 양상과도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당국은 의심 병원체인 방선균에 대해 '추정'일 뿐 '확진'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질병관리본부는 "실험실이라는 폐쇄적 공간에서 다양한 유기분진 내 미생물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며 "동물실험을 통해 명확한 병리적 규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험용 쥐를 통한 폐 조직 비교 등 동물 실험에는 3개월이 걸릴 예정이다.

아울러 병원체가 환기 시스템을 통해 전파된 것으로 추정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사료를 많이 취급하는 실험환경에서 곰팡이, 세균 등 유기분진과 관련된 병원체의 증식이 이뤄졌고 가동이 중단됐던 환기 시스템을 통해 다른 실험실 근무자에게 확산돼 집단 발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학에서는 10월 19일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 환자 55명이 발생했다. 환자는 모두 동물생명과학대 건물 실험실 근무자로, 전체 실험실 근무자 254명의 21.7%에 달한다.

환자들은 체온이 37℃가 넘는 발열 증상과 함께 흉부방사선상 폐렴 소견이 확인돼 격리치료를 받다 11월 초 모두 퇴원했다.

그러나 일부 환자는 원인 물질에 반복 노출될 경우 재발할 가능성이 있어 모니링터링은 지속할 예정이라고 보건당국은 밝혔다.

동물생명과학대 건물 재사용과 관련해 질병관리본부는 "안전성을 먼저 확보한 뒤 정상화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역학조사 결과 실험 과정 중 미생물, 유기분진, 화학물 등 다양한 오염원에 노출 가능했고 안전 점검에서도 다수의 위반사항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은 내년 3월 새학기 시작 전까지 건물 내 오염원을 제거하고 내부 전체를 소독하는 등의 작업을 완료한 뒤 건물을 재사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사료 분쇄와 처리 전용 실험실을 지정해 관리하도록 하고, 실험실에는 흄 후드 가동 상황과 공조 시스템을 모니터링하는 시설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질병관리본부는 실험실 안전관리 담당 부처와 협의체를 구성·운영해 내년 2월까지 대학 실험실의 안전환경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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