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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로 닫은 문재인 vs 잠행 택한 안철수…‘벼랑 끝 전술’ 분당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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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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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정규직 4대 개혁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출구가 없다. 화학적 결합은커녕 물리적 화합도 어렵게 됐다. 정치적 상상력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둘 중 한쪽은 부러진다. 그 부러짐이 원상회복은 가능할지, 아니면 정치적 생명력을 상실할지는 예단할 수 없다. '어게인(Again) 2012'를 재연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 얘기다. 범야권의 미래권력인 이들이 루비콘 강 입구까지 다다랐다. 야권 내홍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셈이다.

◆文, 연일 정면돌파 왜?… 칩거 安, 행적도 안갯속

8일 복수의 야권 관계자들 말을 종합하면 당 내홍 변수는 △칩거에 들어간 안 전 대표의 탈당 여부 △분당 시 호남 민심 향배 △수도권 의원 탈당 러시 및 민심 등이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이틀째 칩거 모드를 이어갔다. 동선도 파악되지 않았다. 애초 안 전 대표는 이날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정을 수정, 전날 저녁 부산으로 내려간 뒤 일절 연락을 끊고 정치적 잠행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탈당수순 밟기가 아니냐는 주장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특히 문 대표가 연일 안 전 대표를 비롯해 비주류의 혁신 전당대회(전대) 재고 요구를 '지도부 흔들기'로 규정하며 퇴로를 막으면서 양측의 갈등은 그야말로 폭발 직전이다.

문 대표는 이날 안 전 대표의 탈당에 대해 "공동창업주로, 말이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천정배(무소속 의원) 신당과 정의당이 참여하는 '통합 전대'가 열린다면 대표직을 내려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의 탈당 명분을 일시에 자르면서 '가능성 제로'인 통합 전대를 고리로 비주류의 퇴로를 막은 것이다.

주목할 대목이다. 문 대표는 당내 각 계파가 지도체제를 놓고 백가쟁명식 논쟁을 벌이자, 정면돌파를 선언하면서 자신의 체제로 총선을 치르겠다고 말했다. 백가쟁명식 논쟁을 일원화한 셈이다. 당 내홍 사태를 '문재인 대 반문재인' 구도로 끌고가 친노(친노무현) 등 지지층 결집을 꾀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아울러 문 대표의 꼬리표인 약한 권력의지에 따른 유약한 리더십을 단번에 뒤집으려는 전략도 엿보인다.
 

국회 본청. 겨울정국에서 야권 내홍이 극에 달하고 있다. 출구가 없다. 화학적 결합은커녕 물리적 화합도 어렵게 됐다. 정치적 상상력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둘 중 한쪽은 부러진다. 그 부러짐이 원상회복은 가능할지, 아니면 정치적 생명력을 상실할지는 예단할 수 없다. '어게인(Again) 2012'를 재연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 얘기다. 범야권의 미래권력인 이들이 루비콘 강 입구까지 다다랐다. 야권 내홍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셈이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tlsgud80@]


◆비주류 30명 탈당설… 박지원 "安탈당 분당 시작"

비주류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비주류 지도부의 구심점인 주승용 최고위원은 이날 사퇴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안 전 대표의 탈당은 본격적인 분당의 시작"이라고 날을 세웠다. 문병호 의원도 "1차로 10명 전후, 2~3차까지 하면 (탈당 의원이) 30명 이상은 나올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호남 의원이 중심이 된 '야권 대통합을 위한 구당(救黨) 모임'은 이날 오전부터 회동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문재인 결단 촉구' 외에 별다른 방안은 내놓지 못했다. 일각에선 비주류 내부도 단일 의견을 모으는 데 실패했다는 말도 들린다. 단기간 호남 민심이 주류와 비주류 가운데 어느 쪽 손도 들어줄 가능성이 적다는 얘기다. 호남 민심의 향배가 야권발(發) 정계개편의 중대 분수령인 까닭이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선거 때마다 분열의 잔혹사에 시달린 호남 민심이 그간 될 사람을 밀어주는 이른바 '전략적 선택'을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 전 대표 탈당 시 '새정치연합과 비새정치연합' 세력 중 한쪽에 몰표를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수도권 의원들의 동반 탈당 및 수도권 민심 여부에 따라 '문·안(문재인·안철수)'의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호남 민심이 오로지 '어게인 문재인'으로 갈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에 야권은 분당 수순을 밟을 것"이라며 "안 전 대표가 천정배 신당과 손을 잡을 경우 2007년 대선 때 '문국현 당'처럼 지리멸렬하거나, '문재인 당권파'를 누르거나 둘 중 하나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문재인 대표의 '혁신 전당대회' 거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힌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야권 신당을 추진 중인 천정배 무소속 의원이 지난달 18일 서울 영등포구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개혁적 국민정당 창당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추진위원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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