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여파에 신규발주 급감·공기 지연 등 건설업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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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10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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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이슬 기자]


아주경제 노경조·김종호 기자 =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로 떨어지면서 건설업계는 전통적인 수주 텃밭인 중동지역의 수주 감소가 심화될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대규모 프로젝트의 발주 연기와 이미 수주한 현장에서 발주처가 유가 하락으로 인해 설계 변경을 요구하면서 건설업체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9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건설업계의 해외수주는 지난달 말 기준 406억 달러에 그치고 있다. 전년 동기(591억원) 대비 30%가량 줄어든 규모다. 정부도 지난해와 같은 '해외수주 700억 달러' 등의 목표를 연초에 세우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500억 달러 돌파도 어렵게 됐다.

특히 '수주 텃밭'이었던 중동지역 수주액은 같은 기간 147억 달러로 지난해(306억 달러)보다 50% 이상 감소했다. 저유가로 재정에 위기를 느낀 중동 국가들이 입찰을 연기하거나 취소한 영향이다. 이들은 국부펀드 투자금을 회수하는 동시에 재정지출을 막기 위해 대규모 건설공사 발주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실제 올해 초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20억 달러 규모의 라스 타누라 프로젝트의 재입찰을 잠정 중단했으며, 카타르는 알라카나 석유화학 콤플렉스 프로젝트(85억 달러) 발주를 연기했다.

그런가하면 기존 중동지역 사업장의 공기 지연으로 손실을 입은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GS건설은 아랍에미리트에서 수행 중인 총 4조원 규모의 정유공장 프로젝트를 당초 지난달 말 완공할 예정이었으나 연말까지도 불투명하게 됐다. 저유가에 설계가 수시로 바뀐 탓이다. 최저가 입찰 공사로 늘어난 공기만큼의 손실을 GS건설이 온전히 떠안고 있는 셈이다. 쿠웨이트 와라프로젝트도 비슷한 상황이다.

SK건설의 사우디 와싯(Wasit) 대형 가스플랜트 공사는 2011년 수주 이후 저유가에 따른 원가율 상승과 공기지연 등의 차질을 빚었다. 화공 플랜트가 SK건설 전체 매출액의 49%를 차지하는데 최근 신규발주가 지연돼 전전긍긍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향후 중동을 중심으로 한 산유국의 신규발주 물량을 걱정하는 한편 현 상황에서의 최선책 모색에 나섰다.

한화건설은 MENA(Middle East North Africa)에서의 수주 경쟁력 제고와 동시에 해당 지역에서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와 연계되는 사업에 대한 추가 발주를 유도해 신규발주 지연에 대한 부담감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대우건설도 이날 조직개편을 통해 두바이에 MENA지원본부를 신설,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수주·금융·기술지원 업무를 수행토록 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저유가 여파의 타격이 가장 큰 곳은 중동지역이지만 아프리카, 러시아 등 다른 산유국들도 등한시할 수 없다"며 "대안으로 민관협력사업(PPP)에서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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