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수연·백현철 기자 = "상한 용적률이 300% 안으로 추진돼 재건축 주민들이 불만이 누그러들지 않을 것이다. 현재 살고 있는 실수요자들과 투자자들의 반발을 비켜갈 수 없을 것 같다."(서부이촌동 인근 공인중개사 대표)
'용산 지구단위계획(서부이촌동) 결정안'이 수정가결된 사실이 보도된 10일 당일 용산구 서부이촌동 아파트 단지를 찾았다. 8년간 개발이 멈춘 지역이라서 그런지 거리가 매우 한산하게 느껴졌다.
공인중개사 대표 몇몇을 만나 서부이촌동 개발사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지만 어떤 기대감도 엿볼 수가 없었다. 그동안 개발사업 계획안에 대해 임대주택 없이 용적률 400% 이상을 요구해왔던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시는 상한용적률 300% 이하, 높이 30층(중산시범)~35층(이촌시범·미도연립) 등의 내용이 담긴 '용산 지구단위계획(서부이촌동) 결정안'을 지난 9일 심의해 수정가결했다고 밝혔다.
서부이촌동은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에 포함돼 사업이 추진되다 2013년 구역해제되면서 대책 마련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곳이다. 시는 지난 2013년 3월부터 주민들과 협의를 거쳐 '서부이촌동 도시관리 가이드라인'을 마련, 금년 8월에 발표했다. 이번 서부이촌동 지구단위계획 재정비는 위 가이드라인의 법정계획으로 서부이촌동 전체 차원의 체계적 도시관리를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먼저 이촌아파트지구에서 해제된 지역(중산시범, 이촌시범, 미도연립)을 구역에 포함하고, 재건축 대상지역에 대해서는 3개의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했다. 특히 준주거지역까지 종 상향할 수 있게 했다.
문제는 상한 용적률과 아파트 층수다. 서울시는 재건축 아파트의 높이를 한강변 관리기본계획상 주거 용도 최고 높이인 35층 이내로 결정했으며 중산시범은 원칙적으로 30층 이하, 남산 7부 능선 이상 조망구간은 13층 이하까지만 허용했다. 상한용적률도 300%이하로 하되 특별계획구역의 경우 정비계획 수립 단계에서 임대주택 제공 등 공공성 확보 시 완화 가능토록 했다.
서부이촌동 아파트 단지 인근의 S 공인중개사 대표는 "계획 통과 이전 주민 공청회 당시에도 용적률 300% 및 35층 고도제한 때문에 주민들의 불만이 많았었다"면서 "한강 조망 구간은 13층으로 지으면 일반 분양 물량이 거의 없어 지으나 마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산시범의 경우 기존 차지하고 있는 토지도 작고 재개발 부지도 넓지 않아 30층으로 재건축하면 수익성이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산시범 아파트 주민 정모(60)씨도 "임대주택을 포함할 경우 용적률 완화한다는 내용은 결국 용적률만 높이고 일반 분양할 수 있는 가구수는 똑같은 것 아니냐"고 불만을 내비쳤다.
서울시 관계자는 "용산국제업무지구 무산에 대한 보상과 수익성을 위해 용적률 400%는 돼야한다고 주장하는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특별계획구역에서 용적률을 400%로 할 경우 건물 세대수의 50%는 사업자가 나머지 50%는 임대주택으로 기부채납할 수 있도록 했다"며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이 개발사업 계획안을 상정하기까지도 많은 시간이 걸렸고 어떤 노력들이 있었는지 주민들도 안다. 개발사업이 잘 이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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