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 역사상 최초로 선거에 참여하는 여성들 [사진=NHK월드 뉴스 영상 ]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여성을 억압하는 국가 중 한 곳인 사우디가 더딘 걸음으로 여성의 권리를 확대하고 있다. 가디언 등 외신은 사우디가 지난 2011년 여성의 참정권을 허용한 뒤 처음으로 여성이 입후보하고 투표도 할 수 있는 지방의회 선거가 오는 12일(현지시간) 열린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005년 처음 열린 사우디의 기초의원 선거에는 남자들만 참여할 수 있었다. 이후 지난 2013년 압둘라 국왕이 여성의 참정권을 보장했고 이에 따라서 오는 12일 열리는 지방의원 선거에서는 여성들도 참여 한다.
지방선거 입후보자 중 여성은 900명이며 이번 선거를 통해 284개 지방의회 의원 3159명 중 2016명이 선출되고 나머지 의석은 정부가 지명하는 인사로 채운다.
또 남성 유권자와는 대화를 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TV 방송 유세에서도 남성 대변인을 통해서만 의사 소통을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여성 후보들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온라인 홍보에 집중하고 있지만 유권자를 만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어서 효과가 낮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아울러 1273개 도시 및 자치구역에 여성들만 이용하는 투표소 424곳이 세워지며 여성 투표자와 남성 투표자가 마주칠 일이 없도록 대형 천막이 설치될 예정이다.
여권을 높이라는 세계의 요구에 직면한 사우디는 매우 더딘 걸음으로 국가 주도 아래 성평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이혼한 여성과 미망인도 가족 신분증 발급 받을 수 있도록 허가했다. 가족 신분증은 자녀를 학교에 등록시키거나 정부의 의료 정책 혜택을 받을 때 필요하다. 또 남성 보호자 동의 없이도 여성에게 여권을 발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가디언은 이러한 작은 변화들에도 불구하고 사우디 여성 대부분은 여전히 독립적인 시민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평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