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태양전지의 내구성과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홀 전도체 개발에 성공했다고 한국연구재단이 11일 밝혔다. 홀 전도체는 페로브스카이트(용어 설명 참고) 및 유기 태양전지에서 (+)전하를 수송하는 물질을 말한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용어 설명 참고)와 유기태양전지(용어 설명 참고)는 기존의 상용화된 실리콘 태양전지에 비해 간단한 공정으로 제작할 수 있어서 가격이 저렴하고, 휘어지도록 만들 수 있는 데다 최근 효율도 크게 높아져 차세대 태양전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홀(정공) 전도체는 페로브스카이트와 유기 태양전지에서 빛을 받아 형성된 전자(-) 정공(+) 결합 쌍이 분리됐을 때 정공(양전하를 가진 가상의 입자)을 전극으로 이동시켜주는 부분이다. 그러나 기존의 홀 전도체는 합성공정이 복잡하고 수분과 산소에 노출되면 쉽게 부식돼 소자의 장기적 안정성에 한계가 있었다.
진성호 부산대 교수 연구팀은 값이 싼 카바졸, 플로렌과 유사한 물질을 결합시켜서 물과 쉽게 결합하지 않는 트라이페닐아민 유도체를 합성했다. 그 결과 기존 상용 물질인 홀 전도체보다 수분과 산소에 훨씬 강하며 안정적인 장수명의 홀 전도체를 개발했다.
개발된 새로운 홀 전도체를 사용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제작한 결과 에너지변환효율이 기존 16.6%에서 17.21% 수준으로 향상, 유기 태양전지의 경우에도 기존 7.63%보다 우수한 7.85%의 에너지변환효율을 달성했다. 수명 측면에서도 2배 우수한 것으로 증명됐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새로운 홀전도체는 페로브스카이트와 유기 태양전지의 난제였던 부식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소자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새로운 홀 전도체는 기존의 상용 홀 전도체 생산단가의 20% 수준으로 향상된 효율의 차세대 태양전지를 양산할 수 있어 경제적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진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새로운 홀 전도체는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공정이 간단해서 차세대 태양전지 및 유기 디스플레이, 발광 다이오드 등 다양한 전자기기의 성능 및 수명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재료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지인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지 온라인판 11월 30일자에 내부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 페로브스카이트
사면체, 팔면체 또는 입방체의 결정구조를 가지는 물질로 구성 원자에 따라 부도체·반도체·도체의 성질 및 초전도 현상까지 보이는 금속 산화물이다. 러시아의 광물학자 Perovski 이름에서 유래됐으며 1839년 러시아 우랄산맥에서 처음 발견됐다. 태양전지로 응용 시 이론적으로 효율이 최대 28%까지 가능하다. 연구개발을 시작한지 불과 5년 만에 3.8%에서 약 20%로 5배 가까이 효율이 상승해 태양전지 소재로 촉망받고 있다.
☞ 유기 태양전지
전도성 유기 고분자를 기반으로 제작한 태양 전지다. 전자 주개(electron donor) 물질에 흡수된 태양광에 의해 전자-정공 쌍인 엑시톤(exciton)이 생성되며 이 엑시톤이 확산되다가 전자 받개 (electorn acceptor) 물질과의 계면에서 전자와 정공으로 분리돼 각각의 전극으로 이동함에 따라 전류를 생성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 접촉각(Contact angle)
액체와 기체가 고체 표면위에서 열역학적으로 평형을 이룰 때 이루는 각을 말한다. 고체표면의 젖음성을 나타내는 척도로쉽게 말하자면 물방울이 떨어졌을 때 얼마나 퍼지는가를 측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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