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달러·위안화 고시환율이 나날이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 통화가치가 그만큼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현재 위안화 가치는 4년 여래 최저치로 추락했다. 시장은 연말까지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6.5위안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민은행은 11일 위안화 환율을 전날보다 0.19% 하락한 달러당 6.4358위안으로 고시했다. 2011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위안화 가치다. 위안화 가치는 닷새째 하락세를 이어가며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번 주에만 고시환율 기준 위안화 가치는 0.8% 하락했다. 지난 8월 인민은행이 대대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한 이후의 최대 주간 낙폭이다.
홍콩 역외시장에서는 위안화 환율이 이미 달러당 6.5위안도 돌파한 상태다. 11월초부터 현재까지 위안화 가치 하락폭은 3%가 넘는다.
위안화 가치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시장에 퍼지자 중국 외환당국이 진화작업에 나섰다.
왕춘잉(王春英) 국가외환관리국 국제수지사(司) 부사장은 10일 기자회견에서 "최근의 위안화 약세는 중국내 수급상황과 국제금융시장 변화가 반영된 예상된 결과"라며 "중국 경제가 안정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위안화가 계속 평가절하될 것이라는 전망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안화는 당분간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이번 달 미국의 금리 인상이 기정 사실화된데다가 중국 경기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앞서 중국 해관총서는 11월 중국 수출과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 5.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중국 수출은 5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7%가 붕괴될 것이 기정사실화됐다.
중국의 자본유출 우려가 증폭된 것도 위안화 가치 하락에 불을 지폈다. 지난 11월 외환보유액이 3조4400억 달러로 34개월래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
류샹둥(流向東)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경제연구부 부연구원은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킷 편입이 결정된 이후 인민은행이 위안화 약세를 어느 정도 용인한 면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인민은행이 달러 당 위안화 가치를 6.5위안 대까지는 용인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달러당 6.7위안 대까지도 수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왕타오(汪濤) UBS은행 이코노미스트도 인민은행이 연말까지 달러 당 위안화 가치를 6.5위안 선으로 지켜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내년에는 위안화 가치가 5% 정도 평가절하해 달러 당 위안화 가치가 6.8위안 대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