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주택시장 바로미터 '강남'이 심상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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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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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구 아파트 9~10월 거래량 전년대비 각각 63%, 36% 감소

  • 전문가 "강남구 주택시장 침체 이어지면 수도권까지 확산될 수도"

상반기 활황세를 보였던 강남 아파트 거래시장이 최근 한산해지면서 시장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방문한 강남구 대치동 미도아파트 일대. [사진=백현철 기자]


아주경제 백현철 기자 = “작년에 비해 매매 거래량이 반 이상 줄었다. 특히 올해는 8월 이후로 매매 거래를 한 것이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집값도 2년 전에 비해 많이 올라 투자자들이 매매를 망설이고 있는 실정이다.” (대치동 미도아파트 W중개업소 관계자)

올해 상반기 활황세를 보였던 강남 아파트 거래시장이 최근 한산해지면서 시장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주택시장 바로미터로 통하는 강남 주택시장 침체는 곧 수도권 전체 시장의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지난 11일 방문한 강남구 대치동 일대 중개업소에는 평소 손님들이 붐빌 오후 시간임에도 한산한 모습을 연출했다.  

미도아파트 G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3년간 아파트 매매 거래 장부를 보여주며 울상을 지었다. 2013년, 2014년 거래 장부에 비해 올해 거래 장부는 눈에 띄게 얇았다.

G중개업소 대표는 “예년에는 대치동 성수기인 겨울 방학을 앞두고 12월에 매매 문의가 이어졌지만 올해는 조용하다”며 “매매 물량도 거의 없고 가격도 너무 비싸 알아만 보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대치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 전경. 매도자와 매수자의 예상 가격 격차가 커지면서 아파트 매매 매물 공고가 하나도 없다. [사진=백현철 기자]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 9월과 10월 강남구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각각 561, 810가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63%(961가구), 36%(463가구) 줄어든 수치다.

강남구 아파트 값도 1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12월 첫째주(11월28~12월3일) 서울 강남구 아파트값이 전 주에 비해 0.01%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강남구 대치동 전용 76㎡ 아파트는 8월 9억8800만원에 거래되던 것이 11월 9억7000만원으로 1800만 가량 가격이 내린 채 실거래됐다.  

수요자들이 가격을 보고 비싸다고 생각해 중개업소에 연락처만 알려준 뒤 가격이 하락하면 다시 찾아서 계약을 하는 게 최근 분위기라고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선 강남 아파트 시장의 침체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조만간 금리인상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대출 금리 시장 인상도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이다. 

내년 예정된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도 주택 시장 침체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최근 이재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기관들은 신용공급시 차입자에 대한 심사기능을 강화해 레버리지의 양적·질적 개선을 꾀해야 한다”며 “자금 조달시 안정성이 높은 자금을 확보해 국내외 금융상황이 변할 경우 받게 될 충격을 최소화해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강남 주택시장의 침체가 지속된다면 하락세가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적으로 퍼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강남은 부동산 정책이 생중계되는 민감한 지역이라 부동산 경기 호황이나 침체가 가장 먼저 나타난다”며 “강남 성수기인 겨울방학에도 현재의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내년 봄께부터 수도권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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