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요 연구기관장 간담회에서 향후 한국경제 전망에 대해 이같은 견해를 내비쳤다.
주목할 점은 최 부총리가 내년 대외변수로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경제둔화를 정면으로 지목했다는 것이다.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대외변수에 흔들리게 될 경우 내수와 수출 모두 동반 부진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 셈이다.
정부가 바라보는 미국 금리인상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올해 미국 금리인상 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된데 따른 학습효과가 시장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미국 금리인상이 임박하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금융개혁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년 금융개혁 강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부분은 이미 예상됐지만 미국 금리인상 여파를 최소화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그러나 가계부채 해결이 변수도 작용하고 있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우리나라 가계·기업부채 부실이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미국 정책금리 인상 이후에도 우리나라 단기 정책금리는 당분간 국내경기, 물가 상황에 근거해 미국과 독립적으로 결정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장기금리는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이어 “국내 경기 개선과 이에 따른 가계 소득 및 기업수익 증가를 동반하지 않으면서 외부적인 요인으로 가계나 기업 이자 부담이 증가하면 부채 부실 문제가 악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미국 장기금리는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크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과 미국 금리의 단순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1일물과 3개월물 금리 상관계수는 0에 가깝지만 3년물은 0.18, 10년물은 0.50으로 높아졌다.
한국은행이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위원회에서 금리를 동결했지만 미국 금리인상 이후 우리나라 금리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새누리당 경제상황점검 전담반(TF) 단장인 강석훈 의원은 “현재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차는 1.5%p이므로 향후 1년 내 미국이 1%로 금리를 인상하고 우리나라가 이에 동조할 경우 우리 기준금리도 2.5%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만약 금리가 현재 상태에서 1%p 이상 상승하면 가계부채나 한계기업에 상당한 충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새누리당 경제상황점검 전담반은 지난 10일 미국 금리인상을 대비해 외국인 채권 투자에 대해 탄력세율을 적용하는 등 세율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했다.
강 의원은 “미국 기준금리가 올라가게 되면 우리나라 채권 시장에도 영향을 많이 줄 것”이라며 “외국인 채권투자에 대한 탄력세율 적용 방안을 고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같은 날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가계부채 최소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며 강도 높은 금융개혁을 시사했다.
임 위원장은 “금융개혁 현장점검반 성과보고회를 열어 올해 현장점검반 운영성과를 되돌아보고 현장중심 금융개혁의 비전을 제시하겠다”며 “지난 3월 발족해 금융개혁 과제를 논의해온 금융개혁회의를 이달 종료하되 그 기능을 금융발전심의회(금발심)에서 흡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이어 “금발심의 특별위원회로 금융개혁 추진위원회를 둬 새로운 개혁과제를 발굴·심의하고 정기적으로 개혁방안 이행상황을 점검·보완하겠다”며 “미국 금리 인상에 대비해 가계 및 기업부채 등 국내시장의 위험요인 점검에도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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