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피자헛, 가맹전환·구조조정 진행에 사업권 매각설 '모락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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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1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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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피자헛이 직영점을 모두 가맹으로 전환하고 대규모 퇴직을 단행하면서 사업권 매각설이 나오고 있다. 

노조 측은 글로벌 본사인 염 브랜드(Yum Brands)가 사업권을 매각해 한국에서 마스터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방식을 바꾸려는 수순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이를 강력하게 부인하며 맞서고 있다.

13일 한국피자헛에 따르면 올해 직영매장 75곳 중 61곳을 가맹점으로 전환하거나 폐점했다. 남은 직영매장도 모두 가맹점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정규직 230여명, 아르바이트생을 비롯한 비정규직 등 총 2100여명이 퇴사했다. 아르바이트생의 경우 단기간 일하다 퇴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노조 측은 퇴사 인원을 최대 3500여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피자헛의 사업구조 개편은 최근 수익성 하락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04년(회계연도 기준·2003년 12월∼2014년 11월) 연매출 3000억원을 돌파하며 국내 피자 시장을 이끌었던 피자헛은 지난해 매출이 1142억원까지 줄어들며 도미노피자와 미스터피자에 이어 3위로 내려앉았다.

이는 이탈리아 레스토랑과 중소 배달전문점 등 피자를 취급하는 점포가 늘어나면서 시장이 포화 상태가 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노조는 염 브랜드가 한국 사업을 가맹 체제로 바꾼 뒤 사업권을 다른 식품업체 등에 매각, 마스터프랜차이즈 형태로 전환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인사·영업을 담당하는 핵심 임원들까지 모두 퇴사했는데 이는 글로벌 기업이 마스터프랜차이즈로 전환할 때 하는 전형적인 '몸집 줄이기'로밖에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은 본사가 제3자인 파트너(중간 가맹사업자)에 사업권을 주고 그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 사업 형태다. 가맹점은 이 중간 가맹사업자와 계약을 맺고 점포를 운영한다.

노조는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영업형태를 바꾸면 가맹점주가 수수료 지급을 위해 인건비와 재료비 절감에 나서게 되고 이에 따라 직원들의 근무조건과 소비자 서비스가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직영점에서 가맹점으로 전환할 경우 제품 매출에서 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3%에서 27%로 떨어진다는 것이 노조 측의 분석이다.

노조 관계자는 "수년 전 한국피자헛이 부산지역 매장 11곳을 모 식품업체에 매각한 뒤 근로 여건이 나빠졌다는 직원들의 항의가 많았다"며 "가맹점은 인건비와 재료비를 줄여야 수익이 늘기 때문에 직원 처우는 물론 고객 서비스의 질도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한국피자헛 측은 마스터프랜차이즈 전환을 검토한 적도, 추진할 계획도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피자헛 관계자는 "국내 외식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러 경영 효율성과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데다 염 브랜드가 세계 각국에서 이미 가맹화 전략을 펴고 있기 때문에 이에 발맞춰 움직이는 것"이라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100% 가맹점 전환 추진은 한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글로벌 본사의 전략"이라며 "현재 피자헛이 진출한 모든 나라 가운데 영국과 한국만 직영점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한국피자헛은 한국 법인의 제3자 매각설에 대해서도 아시아에서 한국이 염 브랜드의 성장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3500여명에 대한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가맹화 과정에서 퇴사자에게 노사가 협의한 금액을 지급했고, 원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신규 가맹점과 기존 가맹점, 다른 외식업체 재취업을 지원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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