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소폭탄발언' 뒤 모란봉악단 관람인사 급 대폭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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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1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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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정부 인사 "정치국원서 부부장급으로 낮추자 공연단 전격 철수"

  • 中 언론, 모란봉 악단 철수에 침묵…당국, 전면 보도통제

[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주진 기자 =북한 모란봉악단의 베이징(北京) 첫 공연이 느닷없이 무산된 것은 북한의 '수소폭탄 보유' 선언과 중국 측 공연관람 인사의 '격'을 둘러싼 갈등이 작용했다는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13일 연합뉴스는 베이징의 한 소식통이 익명의 중국정부 측 인사 A씨를 인용,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근 수소폭탄 보유 발언을 한 뒤 중국당국이 공연관람 인사를 당 정치국원(지도자급)에서 부부장급(차관급) 인사로 대폭 낮췄다고 보도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포함한 총 25명의 정치국원은 중국의 당과 정부를 움직이는 핵심 지도자들이다.

중국이 공연참석 인사를 정치국원에서 부부장급으로 변경했다면 '격'을 3∼4단계 정도 떨어트린 것이다.

A씨는 "조선(북한)은 당초 중국에 시 주석이나 리 총리의 참석을 요구했지만, 중국이 이에 동의하지 않고 한 명의 정치국원이 참석하는 안을 제시했다"며 "조선도 이를 받아들이면서 공연단이 기차를 타고 베이징에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10일 공연단이 베이징에 도착한 것과 비슷한 시점에 김 제1위원장이 '수소폭탄 보유' 발언을 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고 그는 전했다.

실제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현재 한반도의 정세가 매우 복잡하고 민감하며 취약하다고 판단한다", "관련 당사국이 정세 완화에 도움이 되는 일을 더 많이 하길 희망한다"며 김 제1위원장의 '수소폭탄'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A씨는 또 "중국은 항의 표시로 (공연 관람 인사를 정치국원에서) 부부장급으로 낮췄다"며 김 제1위원장이 이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불만을 제기하며 모란봉 악단을 전격 철수시켰다고 설명했다.

북중 관계에 정통한 베이징의 또 다른 대북소식통은 갑작스러운 공연 중단 배경은 김 제1위원장의 수소폭탄 발언, 중국 측 공연관람 인사의 격 등으로 압축되고 있다며, A씨가 전한 내용은 개연성이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12일 오후 모란봉악단을 태운 비행기가 평양으로 떠날 즈음 북한 인사들이 투숙했던 호텔에서 현 중국 정치협상회의 부주석인 왕자루이(王家瑞) 전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장(중련부장)과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가 목격됐다.

대북 소식통은 "왕자루이가 호텔에 나타난 시각은 모란봉악단이 사실상 이미 떠난 뒤였기 때문에 이번 사건의 뒤처리를 조율하기 위한 행보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중국 언론은 모란봉악단 공연 전격 취소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강력하게 보도를 통제하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의 포털 바이두나 텅쉰에서는 12일 신화통신이 내보낸 짤막한 해명만 게재한 채 모란봉 악단 철수와 관련한 기사를 찾아볼 수 없다.

신화통신은 모란봉 악단의 철수에 대해 "업무 측면에서의 (상호) '소통연결'(溝通銜接·커뮤니케이션) 때문에 공연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와 자매지인 환구망도 모란봉 악단의 철수에 대해 아무런 보도가 없고 기존 보도조차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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