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5/12/14/20151214112725596086.jpg)
2015시즌 하반기에도 세계 주요 골프투어에서는 상상밖의 일과 기록들이 쏟아졌다. [사진=SI 홈페이지]
호주·아시안 투어 등을 제외한 세계 주요 남녀프로골프투어 2015시즌이 막을 내렸다.
올해 하반기에 각 투어에서 나온 해프닝과 진기록을 모았다.
연초 하와이에서 열린 미국PGA투어 소니오픈 2라운드 후 강도를 만나 곤욕을 치른 로버트 앨런비(호주)가 지난 7월 캐나다오픈 첫날 경기도중 캐디를 전격 해고했다. 인코스에서 티오프한 그는 13번홀(파5)에서 트리플 보기를 해 마음이 편치않던 터에 18번홀 종료 후 캐디와 언쟁을 벌인 후 캐디를 떠나보냈다. 앨런비는 갤러리로 따라다니던 지인에게 후반 골프백을 메게 했다.
쇼트게임과 고난도 샷을 잘 하는 것으로 정평난 필 미켈슨(미국)이 미PGA투어 더 바클레이스 3라운드 때 18번홀(길이 380야드)에서 ‘묘기’를 시도했다. 드라이버샷이 그린 왼편 경사진 러프에 멈췄다. 그는 그린을 바라보고 하는 정상적인 샷 대신 그린을 등진 채 볼을 띄워 머리 위로 보내는 백워드 샷을 구사했다. 볼은 붕 떠 그린까지 가지 못하고 바로 옆 벙커에 멈췄지만 미켈슨만이 시도할 수 있는 보기드문 샷이었다. 미켈슨은 벙커샷을 홀옆 50cm에 떨군 후 파를 세이브했다.
솔하임컵(미국-유럽 여자프로골프대항전)에서는 양팀간 자존심 싸움으로 경기가 과열되곤 한다. 둘째날 미국의 앨리슨 리-브리타니 린시컴은 유럽의 수잔 페테르센-찰리 헐과 포볼 매치를 벌였다. 16번홀까지 ‘올 스퀘어’였다. 17번홀(파4)에서 앨리슨 리의 3m 버디퍼트가 홀을 18인치(약 46cm) 지나쳤다. 헐과 유럽팀 캐디 두 명이 그린을 벗어났다. 재미교포 앨리슨 리는 상대가 컨시드를 준 것으로 알고 볼을 집었들었다. 그런데 페테르센이 다가와 “컨시드를 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결국 앨리슨 리는 그 홀의 패(敗)를 당했고 눈물을 흘렸다. ‘컨시드 의사표시는 확실하게’ ‘컨시드를 안줬으면 상대가 홀아웃할 때까지 그린에서 기다려라’는 교훈을 남겼다.
한때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까지 오른 어니 엘스(남아공)는 지난 10월 유러피언투어 알프레드 던힐 링크스챔피언십 첫날 30cm 거리의 퍼트를 실수하고 말았다. 스트로크할 때 오른 손목이 움찔하면서 볼은 홀 오른쪽을 비켜갔다. 엘스는 “내 생애 처음으로 완전한 입스(yips) 스트로크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커트를 통과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스탠리 레이디스 골프토너먼트 최종 3라운드가 열린 10월11일 짙은 안개가 끼었다. 주최측은 가능하면 경기를 치르려고 했으나 안개는 좀처럼 걷히지 않았다. 궁여지책으로 안개가 그나마 덜낀 후반에서만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3라운드 54홀 경기’가 ‘2.5라운드 45홀’ 경기로 축소된 것이다. 이보미(혼마)가 행운의 우승을 차지했다.
재미교포 케빈 나(타이틀리스트)가 2016시즌 미PGA투어 개막전인 프라이스닷컴오픈에서 드라이버 때문에 웃고울었다. 그는 최종일 18번홀(파5)에서 티샷과 세컨드샷을 거푸 드라이버로 친 끝에 버디를 잡고 연장전에 들어갔다. 같은 홀에서 치러진 연장 둘째홀에서 그는 또 세컨드샷용 클럽으로 드라이버를 빼들었다. 그러나 뒤땅치기성 샷으로 훅이 되며 ‘신인’ 에밀리아노 그리요(아르헨티나)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케빈 나는 그 주에 페어웨이에서 대여섯 차례 드라이버로 쳤다고 말했다.
더스틴 존슨(미국)은 11월 중국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 HSBC 챔피언스 최종일 8번홀(파5)에서 흔치않은 불운을 당했다. 잘 맞은 웨지샷이 깃대를 정통으로 맞고 바운스돼 개울로 빠져버렸다. 버디 기회가 더블보기로 변했다. 버디를 잡았으면 단독 2위를 할 뻔했으나 공동 5위로 끝났다. 상금차이는 57만4000달러(약 6억8000만원). 존슨은 “불운이지만, 골프는 그런 것”이라고 스스로 다독였다.
멕시코에서 열린 미LPGA투어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3라운드 때 공식 선수 수송버스가 도로공사 때문에 지체됐다. 평소 숙소에서 골프장까지 15∼20분 거리인데 두 시간이 넘게 걸렸다. 경기위원회에서는 ‘예외적 상황’으로 인정하고 마지막 석 조에 45분간의 워밍업 시간을 부여하고, 정시보다 53분 늦게 티오프하도록 조치했다.
◆진기록
10월 한국에서 열린 미LPGA투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양희영(PNS)은 후반 나인(10∼18번홀)을 모두 버디로 채웠다. 9연속 버디는 1999년 베스 대니얼(미국)이 필립스 인비테이셔널에서 기록한 이래 미LPGA투어에서 처음 나온 기록이다.
신지애는 8월 JLPGA투어 메이지컵 2라운드 14번홀부터 CAT 레이디스 1라운드 4번홀까지 ‘81홀 연속 노 보기’ 플레이를 했다. 이는 2003∼2004년 미즈노클래식에서 ‘80홀 연속 노 보기’를 한 종전 기록(아니카 소렌스탐 보유)을 깬 것이다.
브라이언 하먼(미국)은 미PGA투어 더 바클레이스 4라운드에서 홀인원을 두 번이나 했다. 3번홀(길이 183야드)에서는 7번아이언으로, 14번홀(길이 218야드)에서는 4번 하이브리드로 티샷을 곧 홀에 넣었다. 이는 미PGA투어 통산 셋째 진기록이다. 한 골퍼가 한 라운드에 홀인원을 두 번 할 확률은 6700만분의 1로 계산된다.
한·일 남자골프의 ‘간판’ 안병훈(CJ)과 이시카와 료는 다 1991년9월17일생이다. 두 선수는 24회 생일이 막 지난 9월20일 나란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안병훈은 KPGA투어 신한동해오픈에서, 이시카와는 JGTO ANA오픈에서 각각 우승했다.
![](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5/12/14/20151214112855894163.jpg)
한 선수가 퍼트를 실패한 후 낙담해하고 있다. 어니 엘스조차 30cm거리의 퍼트를 놓칠 때가 있으니...
[사진=골프다이제스트 홈페이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